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탄생시킨 유한양행이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다음 ‘블록버스터(글로벌 시장에서 연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약품)’ 신약 개발에 나섰다. 렉라자는 올해 1분기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승인을 받으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렉라자 이을 신약 개발 나서
렉라자는 지난해 8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을 통해 FDA 허가를 받고 현지에 출시됐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목표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럽에서 허가를 획득했고, 올해 1분기에는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 등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제노스코로부터 기술 도입한 뒤 물질 최적화, 공정 개발, 임상 등을 통해 가치를 높여 2018년 존슨앤드존슨에 기술 수출한 신약 물질이다.
현재 유한양행이 집중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은 알레르기 신약 후보 물질인 레시게르셉트(YH35324)다. 유한양행은 지난 2월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미국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회(AAAAI)에서 레시게르셉트 임상 1b상(파트1)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에서 연구진은 항히스타민제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요법으로 레시게르셉트 3㎎/㎏, 6㎎/㎏ 또는 오말리주맙 300㎎을 피하 주사한 후 효과를 비교했다. 임상 결과 레시게르셉트는 오말리주맙 대비 더 강력하면서 지속적인 혈중 유리 IgE(면역글로불린 E) 억제 활성을 보이면서도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IgE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알레르기 질환 진단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쓰이는 측정 지표다.
레시게르셉트는 유한양행이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기술 도입한 물질로, 렉라자와 같은 개발 성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 약 6%를 보이며 2033년 647억달러(약 95조원)로 전망되고 있다.
◇벤처 협업으로 혁신 도모
유한양행은 레시게르셉트, 렉라자 외에도 많은 바이오 벤처와 협업 및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 신약을 개발 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항암, 대사 질환 등 중점 분야를 선정해 R&D를 함께 함으로써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연구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오래전부터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 개발비로 투자하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신약 파이프 라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구 개발비는 2688억원에 이른다. 최근 5년 연구 개발비 총액은 1조원을 상회한다. 이 같은 R&D 투자를 통해 면역 항암제(YH32367)와 고셔병 치료제(YH35995), 퇴행성 디스크 질환 치료제(YH14618)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회사는 기초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유한양행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운영 중이다. YIP는 기초 연구에 특화된 유한양행 고유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이다. 유한양행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대학 및 공공 연구기관 소속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 연구를 지원한다. 연구 결과에 따라서는 미래 혁신 신약 R&D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후속 연구도 협력해 간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R&D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지속 가능한 R&D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은 혁신적 신약 개발을 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걸음을 가속하고 있다”며 “R&D를 통한 이익으로 재투자를 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