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Pixabay

한 번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일 방법이 나왔다.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에 사용되는 과리튬 양극 소재의 산소 가스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월 19일 게재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중앙대, 포항가속기연구소,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로렌스버클리연구소 연구진도 연구에 참여했다.

과리튬 양극 소재는 기존보다 최대 70%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1000㎞까지 늘릴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소재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양극에서 산소가 빠져나오면서 배터리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폭발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먼저 배터리를 4.25V 부근에서 충전할 때 양극재 내부에서 산소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내부의 전이금속을 더 안정적인 금속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이금속이란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과 함께 전자를 주고받는 금속 원소로 니켈, 코발트, 루테늄 등이 있다.

제1 저자인 김민호 UCLA 박사후연구원은 “기존 연구는 산화된 산소를 안정화해 기체 형태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지만, 이번 연구는 산소의 산화 자체를 막는 데 집중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전이금속을 바꾸는 방법이 산소가 산화되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특히 연구진은 루테늄 일부를 니켈로 바꿨을 때, 배터리 내부에서 산소 가스 발생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X선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또한 시뮬레이션 계산을 통해 내부 전하의 분포가 달라지면서, 산소가 쉽게 산화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입증했다.

이현욱 교수는 ”다양한 실험과 이론 분석을 통해 양극재 연구자들에게 소재 개발 방향성을 제공했다”며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배터리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t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