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관리 키트./Pixabay

장진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기계공학과·생명공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 연구진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실제 췌장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한 플랫폼 ‘HICA-V’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7일 게재됐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췌장에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가 존재하는데, 이 세포가 손상되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췌도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공적으로 만든 췌도세포가 실제 췌장에서처럼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췌도세포가 실제 췌장 환경과 비슷한 곳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맞춤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실제 췌장 조직에서 유래한 라미닌, 콜라겐 IV 등 단백질로 바이오잉크를 만들고,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HICA-V라는 플랫폼을 제작했다. 바이오잉크는 세포와 생체 물질을 포함한 특수한 잉크로, 3D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해 인체 조직을 형성할 때 사용된다.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췌도 세포의 성숙을 촉진하는 바이오프린팅 기반 췌도 맞춤형 플랫폼 및 검증 개요도./포항공대

이 플랫폼은 줄기세포로 만든 췌도세포와 혈관을 정밀하게 배치해 실제 췌장의 구조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HICA-V에서 배양된 췌도세포가 인슐린을 더 많이 생성하고, 주변 세포와 더 잘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등 실제 췌도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당뇨병과 유사한 환경에서 이 플랫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했는데,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등 실체 생체 내 병리적 반응을 효과적으로 재현했다. 이는 플랫폼이 당뇨병 치료제 개발 및 질환 연구에도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장진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맞춤형 췌도세포 플랫폼은 실제 췌장 구조와 기능을 재현하여 인공 췌도세포의 성숙과 기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 플랫폼이 당뇨병 연구 및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췌도세포 이식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5-566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