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꿈의 암 치료기’라고도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다. 2031년 가동이 목표다.
서울아산병원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해 7일 일본 도시바ESS-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는 방사선 치료법 중 가장 최신 기술이다.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암 조직에 투사하는 방식이다. 중입자는 양성자 치료에 사용되는 수소 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 입자를 가속하기 때문에 암세포 살상 능력이 더 뛰어나다. 방사선 치료나 양성자 치료보다 더 정밀하고 강하게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연세의료원이 먼저 이를 도입해 연세암병원에서 2023년 4월부터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중입자 치료기는 도입 비용과 치료 비용이 고가라 중입자 치료 시설을 도입한 곳은 일본과 유럽 등 10여 곳에 그친다.
서울아산병원은 기존 치료기보다 중입자 빔 조사 범위가 넓고 선량률이 높은 최고 사양의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보다 짧은 시간 내 넓은 범위의 치료가 가능해 치료 시간이 단축돼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병원은 멀티이온빔 미래형 장비도 갖출 계획이다. 이는 탄소 이온뿐 아니라 헬륨, 네온, 산소 등 다양한 입자를 활용해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고 내성이 강한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소아 종양에 적용할 수 있는 장비다.
병원 관계자는 “중입자 치료기는 전립선암, 췌장암, 간암뿐 아니라 폐암, 육종암, 신장암, 재발암 등 기존 치료에 내성을 가진 암종에도 적용할 수 있어, 난치성 암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중입자 치료 시설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캠퍼스에 연면적 4만880㎡(약 1만2388평)규모로 건립한다. 병원 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중입자 치료 시설”이라며 “회전형 치료기 2대, 고정형 치료기 1대를 도입해 최첨단 치료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러 기관과 지자체가 서울아산병원 중입자 치료 시설 유치 희망과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은 “환자 편의와 임상 치료와 연계된 의학연구, 지역사회 발전을 고려해 풍납동 캠퍼스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2031년 중입자 치료기가 도입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 암 치료 시설을 갖추게 된다”며 “난치성 암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국내 암 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