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 들어 북극발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해 동절기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 447명 가운데 42.3%가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찾았으나 사망한 12명은 모두 저체온증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과 함께 내달 1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추위로 생기는 질환인데, 겨울철 한파로 인한 건강피해를 감시하기 위한 차원이다.

질병청은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 및 시·도와 협력해 응급실에 내원한 한랭질환자를 파악하고 한파로 인한 건강영향을 감시하게 된다. 수집한 정보는 질병청 누리집에서 매일 제공한다.

지난해 동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서 신고된 환자는 사망자 12명을 포함해 모두 447명으로 지난 2021년 300명과 비교해 49%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9명에서 12명으로 33%가 늘었다. 지난해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남자가 67.8%, 여자는 32.2%였고,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42.3%로 가장 컸다. 직업별로는 무직이 33.8%로 가장 많았다.

전체 환자의 67%를 차지한 저체온증은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주로 나타났고, 동상 동창과 같은 국소성 한랭손상은 10~20대 젊은층에서 37.4%가 나타났다. 한랭질환 추정 사망자 12명의 사인은 모두 저체온증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98명(20.8%)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 62명(13.9%), 서울 51명(11.4%), 충남 36명(8.1%) 순이었다. 장소는 길가, 산 등과 같은 실외가 79.9%로 가장 많았고, 집 등 실내에서도 14.8%가 발생했다. 시간은 자정에서 오전 9시까지가 전체의 40.5%를 차지했다. 또 한랭질환자의 19.7%인 88명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음주 상태였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 겨울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을 것이라는 기후전망이 있어, 한랭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하며, “질병관리청은 내년 2월까지 참여 의료기관, 관할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한파로 인한 질병 발생 현황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