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글로벌 R&PD 센터 전경./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연구개발(R&D) 인력 수십명이 3개월 만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줄퇴사하며 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 인재 경쟁 치열한데…연구 인력 줄퇴사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분기 말 연구개발 인력은 289명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말 325명보다 36명(11%) 감소했다. 학사 등 기타 직원이 70명에서 51명으로 19명 줄었다. 석사는 16명(214→198명), 박사는 1명(41→40명) 감소했다.

바이오 업계는 이직 등을 감안해도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직원 1인 평균 급여가 6800만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1억1400만원, 셀트리온(068270) 1억700만원 등과 비교했을 때 평균 급여가 높은 편은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인력을 채용할 때 동종 업계 이직 금지 조항을 명문화하진 않고 있다"면서 "퇴사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인력 감소"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은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바이오는 의약품 임상부터 허가, 상업화까지 10년 넘게 걸릴 수 있는 만큼 핵심 인재를 오래 붙잡아두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산업이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숙련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인재는 한정돼 있어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뉴스1

◇억대 연봉 金 대표, 개발 본부장도 임원직 물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원 구성에도 변동이 생겼다. 김훈 글로벌 비즈니스 대표는 지난 3월 말 임원직을 내려놨다. 김 대표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 등을 지휘한 인물로 작년 15억73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는 급여 6억원, 상여 5000만원, 주식 매수 선택권 행사 이익 9억100만원, 기타 복리 후생 2200만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GC녹십자(006280) 연구개발 부장 출신인 그는 2008년 SK케미칼에 합류해 바이오실장을 지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한 뒤 글로벌 비즈니스 대표로 승진해 사업, 연구개발, 생산을 책임졌다. 회사는 올해 초 조직을 개편하며 최고 운영 책임자(COO) 자리를 신설했다. 박진선 마케팅·사업개발 본부장이 COO로 선임돼 연구개발과 생산, 상업화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후 임원직에서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임원이 아닐 뿐 회사에 재직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올해 선임된 COO가 업무를 상당 부분 맡고 있다"면서 "김 대표는 실무가 축소됐지만 회사 미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 결정 사항에 대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밖에 류지화 개발본부장도 지난달 말 임원직에서 퇴임했다. 그는 작년 수두 백신 개발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회사 소속으로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자사주 171억 매입→직원 3년 근무하면 주식 부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런 상황에서 조건부 주식 보상(RSU) 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직원들은 최소 3년 의무 근무 기간을 채우면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 동기 부여와 장기 근속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7월까지 자사주 171억원어치를 분할 매입해 보상 재원으로 활용한다. 전체 발행 주식의 0.5%(39만주)에 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유연 근무 제도, 거점 오피스 등 다양한 복리 후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168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손실 4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51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송도 글로벌 연구·공정 개발(R&PD) 센터 이전과 폐렴구균 백신 개발 등에 비용이 투입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