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회사

지난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봉킹’은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존림 사장은 지난해 급여와 상여금(인센티브)을 포함해 총 79억원을 받았다. 2위는 셀트리온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 3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고문이 이름을 올렸다.

25일까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개인별 보수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봉은 급여와 상여금(인센티브)을 모두 합친 액수이다.

존림 사장은 지난해 급여 13억8800만원과 상여금 63억3000만원 등을 포함해 79억1100만원을 받았다. 존림 사장은 전년에 66억2400만원을 수령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존림 대표의 업무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지난 2023년 처음 지급돼 총보수액이 2023년부터 크게 불어났다. 삼성그룹에는 3년간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LTI)’ 제도가 있다.

존림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 화학공학 석사와 노스웨스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스위스 국적의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와 미국 제넨텍에서 임원을 지내다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부사장으로 들어왔다.그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202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연 매출액은 1조원을 처음 달성했고, 2023년 3조원, 2024년 4조원을 돌파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 24억원을 포함해 43억7700만원을 받았다. 뒤이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문이 성과급 25억을 포함해 33억6700만원을 받았다. 김 고문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를 맡으며 약 9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었다.

서정진(오른쪽)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트랙에 참석하고 있다. /셀트리온

4위는 코스닥 상장사 엑세스바이오(950130) 창업자 최영호 대표로, 지난해 보수 28억8700만원을 수령했다. 엑세스바이오는 2002년 미국 뉴저지에 설립된 회사로, 말라리아·독감·코로나19 진단 시약을 개발, 생산하며 201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작년 이 회사 실적은 전년 대비 저조했다. 작년 이 회사 매출액은 8245만1940달러(한화 약 1211억원)로 전년보다 약 69.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79만 1702달러(약 11억원)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2023년 보수로 84억9100만원을 받아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오너 일가가 대부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등에서 이중으로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종근당(185750) 이장한 회장은 지난해 총 보수가 25억원인데, 지주사 종근당홀딩스(001630)에서 19억원, 사업회사 종근당(185750)에서 6억원을 받았다. GC녹십자(006280) 허일섭 회장은 지주사 녹십자홀딩스(005250)에서 10억5600만원, GC녹십자 14억500만원을 받아 총 보수가 24억6100만원이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와 사업회사 한미약품(128940)을 통해 보수를 받았다. 작년 장남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서 각각 10억9100만원, 5억2100만원을 받았으며, 차남 임종훈 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각각 6억3700만원, 5억2200만원을 수령했다.

시장에선 기업 오너 일가가 지주사·사업회사 등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이사회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고액 연봉을 가져간다는 비판도 있었다.

작년 연봉 20억원대 임원 명단에는 민호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21억6600만원),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20억8900만원),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와 김형기 셀트리온 부회장(각 20억7000만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서진석 대표는 셀트리온제약(068760) 사내이사 보수로 6억6000만원도 추가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