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전시회인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5′가 20일 개막했다. 삼성전자, LG전자, GE헬스케어, 필립스 등 국내·외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전시회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전시관마다 기업들이 AI를 접목한 의료기기를 선보이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KIMES는 올해 40회를 맞이한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다. 이날 개막해 23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올해는 국내외 약 1450개 제조사가 참가해 의료기기, 병원 설비, 의료정보 시스템, 헬스케어·재활기기, 의료용품 등 총 3만7000여개 품목을 선보인다.
삼성전자(005930)는 AI를 적용한 산부인과용 초음파 장비를 선보였다. 기존 초음파 장비는 사용자에 따라 측정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AI가 자동으로 최적의 이미지를 선별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GE헬스케어는 진단부터 치료 과정까지 모든 단계에 AI를 활용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GE헬스케어 관계자는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을 비롯해 영상 진단 및 치료 전반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들도 AI 열풍에 합류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범부처사업단·KMDF)은 올해 10대 대표 과제로 선정된 사업들에 대한 성과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홍보관에 참여한 노을은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시스템을 공개했다. 노을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검사는 소규모 병원에서 수탁 기관으로 보내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우리 장비를 통해 현장에서 즉시 진단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인체 부착형 심전계와 AI 기반 심장질환 진단·관리 시스템을 선보였고, 카이헬스는 AI를 활용해 체외수정 과정에서 배아의 임신 발달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을 소개했다. 뉴냅스는 난치성 시각장애 개선을 위한 가상현실(VR)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헬스케어 산업이 AI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기기와 비침습적 치료기기도 주목받았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차세대 이동형 유방암 진단 검사 시스템을,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를 소개했고, 화이바이오메드는 녹내장 안압 진단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선보였다. 리센스메디컬은 안구 표면 온도를 낮춰 마취하는 냉각 마취기기를 공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마취가 10~15분가량 소요되던 것과 달리, 신기술을 통해 2분 내 마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아이엠지티는 췌장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통증 완화를 돕는 비침습적 치료기기를 선보였고, 타우메디컬은 심박세동 치료를 위한 최소침습적 시술법을 소개했다.
K-뷰티 관련 부스 앞은 중국과 일본에서 온 관람객들이 몰려 통로까지 붐볐다. 이번 행사 기간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범부처사업단이 함께 진행하는 ‘2025 글로벌 의료기기 수출 상담회(GMEP)’도 열린다. 이번 상담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6개국 150개 바이어가 참여하며, 범부처사업단의 10대 대표 과제 선정 기업들도 함께 참가한다.
KOTRA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전에 이뤄진 상담 건수가 2000건이 넘으며, 현장 방문 상담까지 포함하면 약 3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유럽 같은 전통 의료기기 강국뿐만 아니라 중남미,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도 의료기기 수입을 희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