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의 폐암 신약인 렉라자가 기존 표준치료법보다 폐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폐암 신약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요법으로 투여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이 48개월 이상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의 초록을 19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OS는 치료를 시작한 순간부터 사망하기까지 걸린 시간으로, 항암 신약 효과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표로 꼽힌다.
초록에 따르면,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OS가 1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 내용은 오는 26~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효능을 비교하기 위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MARIPOSA)을 진행했다. 총 37.8개월을 추적 관찰한 결과 타그리소를 투여한 환자군의 OS는 36.7개월로 나타났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OS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50개월 남짓이 될 전망이다.
추적관찰 36개월 시점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군은 60% 환자가 생존했다. 같은 시점 타그리소 단독 투여군은 51%의 환자가 생존했다. 항암제 개발에서 OS 중앙값이 1년 이상 연장되는 것은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리포사를 이끈 존슨앤드존슨(J&J) 연구원 등은 연구 초록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경쟁 약물 대비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더 감소시킨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법”이라며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타그리소는 연 10조원 가까운 매출을 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최근 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타그리소와 동등한 수준으로 권고하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도 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J&J의 자회사 얀센에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국산 항암제다. 지난해 8월과 12월 미국과 유럽에서 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뒤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오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