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ST센터에서 바이오의약품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2025년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역량강화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전체 의약품 매출 1위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출시 후 10년간 매출 1위였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최근 전 세계 폭발적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비만약 ‘위고비’. 모두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원료로 제조한 바이오의약품이다. 화학적으로 합성한 전통 의약품(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좋아 최근 의약품 시장에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의 ‘2024년 바이오의약품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3년 663조원에서 2029년 1114조원으로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비롯한 유전자재조합 의약품의 생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에 진입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유전자재조합 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세포배양 의약품, 백신 등이 해당된다.

정부도 바이오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ST센터에서 바이오의약품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2025년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역량강화 설명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마련을 비롯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최영주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 의약품 우수규제기관 등재, 유럽의약품청(EMA)과의 공동평가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국내 제약사·연구기관의 임상 진입을 용이하게 해,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허가를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유전자재조합 의약품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개발·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심사 기준을 표준화할 방침이다. 11월까지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 입증과 관련한 정보 기재 형식을 안내할 예정이다. 평가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를 위한 신규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활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심사 절차 또한 개편된다. 11월 세계 최초로 ADC 후보물질의 품질 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ADC는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해,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리는 최신 표적 치료 신약이다.

평가원은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유전자 편집기술(크리스퍼-캐스9), 줄기세포치료제 등 CGT 분야 규제 가이드라인도 개정할 예정이다. 올해 6월 동종줄기세포치료제 면역 독성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10월에는 암 치료를 수지상 세포치료제 평가 시 고려사항, 세포치료제 품질관리 시험항목 가이드라인이 공개된다.

백신의 경우, 디프페리아·파상풍·백일해 기반 혼합백신(Tdap)을 평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오는 6월 개정할 예정이다. 단일 희석방법을 적용하기 위한 제조·시험법 검증에서 일관성 확인을 비롯한 상세 내용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Tdap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분류돼 있지만 국내 유통되는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GC녹십자(006280)가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공동심사(OPEN)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이달부터 분기별 회의도 진행한다. 백신 임상지원 협의체도 연내 운영할 방침이다. 국내 최초의 백신 플랫폼 개발하는 기업 중 임상에 진입한 품목에 대해서는 단계별 임상 설계를 비롯한 기술적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17일 서울 강남구 ST센터에서 바이오의약품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2025년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역량강화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염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