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신약 후보물질 '메브로메토스타트'의 임상시험 1상 결과가 유출로 인해 공개됐다. 임상시험에서는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절반 가량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로이터 연합뉴스

화이자의 전립선암 신약 후보 물질 ‘메브로메토스타트(mevrometostat)’의 임상시험 1상 결과가 공식 발표를 앞두고 유출됐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메브로메토스타트는 다른 전립선암 의약품 엑스탄디과 병용요법에서 전립선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49% 감소시켰다.

11일(현지 시각) 의학계에 따르면 마이클 슈바이처(Michael Schweizer)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비뇨생식기암 학술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메브로메토스타트의 임상시험 1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화이자는 당초 오는 13일 학회에서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임상시험 결과가 일부 유출되면서 학회 논문 초록으로 데이터를 선공개했다.

메브로메토스타트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2차 치료제로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감소하더라도 계속 성장하는 암을 말한다. 일반적인 전립선암 치료에 사용하는 호르몬요법이 효과가 없어 화학요법이 표준치료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화학요법은 부작용이 심해 대체 최근에는 PARP, LSD1 등 암세포를 성장시키는 단백질의 기능을 막는 억제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메브로메토스타트는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2를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 효과가 있다. EZH는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128940)이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의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결과가 공개된 임상시험 1상에는 호르몬요법과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8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 중 41명은 메브로메토스타트와 또 다른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40명은 엑스탄디만 투약한 후 효과를 비교했다. 엑스탄디는 전립선암 진행을 촉진하는 신호전달을 막는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다.

그 결과,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은 메브로메토스타트와 엑스탄디를 함께 투약했을 때 14.3개월로 엑스탄디만 투약한 환자의 6.2개월 대비 2배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환자가 치료를 시작한 후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으로 치료법이 효과를 보이는 기간의 지표로 활용된다.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사망 위험도 49% 감소해 메브로메토스타트의 효능이 확인됐다.

임상시험 참가자 중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는 일부 부작용이 확인됐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설사, 식욕감소, 미각 이상 등이었다.

다나 케네디 화이자 비뇨생식기암개발부문장은 의약전문지 엔드포인트와의 인터뷰에서 “메브로메토스타트와 엑스탄디 병용요법은 엑스탄디의 효과를 높이고, 내성을 막아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 효과를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현재 메브로메토스타트의 임상시험 3상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