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암젠코리아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미국 제약사 암젠이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가로막고 있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올해 열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암젠은 셀트리온(068270)과 지난주 주말 합의해, 셀트리온을 상대로 제기한 프롤리아·엑스지바 관련 특허 소송을 종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특허 소송이 조기에 해결돼 미국 출시를 순조롭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 합의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5월 암젠이 스위스 바이오기업 산도스(Sandoz)와 합의한 데 이은 두 번째 합의다.

앞서 암젠은 스위스 산도스, 한국 셀트리온, 한국 삼성바이오에피스, 독일 프레지니우스 카비 등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에 각각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리지널 약을 보유한 대형 제약사(빅파마)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나오면 해당 의약품의 점유율과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위기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은 특허를 다양화하거나 특허 만료를 앞두고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독점 기간을 연장하는 식으로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의 미국 특허는 올해 2월 미국 만료될 예정이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처음 개발돼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후 주성분인 데노수맙이 암 환자의 골 전이 합병증 예방에도 효과가 입증돼, 해당 적응증에 대해서는 ‘엑스지바’라는 이름으로 2013년 허가됐다. 프롤리아와 엑스지바의 2023년 연 매출 61억6000만달러(약 8조 9000억원) 규모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통한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기업 10여 곳이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중 산도스가 개발한 주본티·위오스트 2종이 지난해 미국 FDA으로부터 가장 먼저 시판 허가를 받았다. 앞서 시장에선 산도스가 주본티를 올해 5월 이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스토보클로·오센벨트 2종은 지난해 11월 미국 FDA에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시장 출시일은 미정이라고 했다. 증권 시장에선 이르면 오는 6월부터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삼상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암젠과 합의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현재 법정 분쟁을 진행 중”이라며 암젠과 합의를 위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오보덴스·엑스브릭 2종은 올해 안에 유럽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품목 허가 긍정 의견을 받아 올해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