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환자 대상 임상 1상 시험에 본격 돌입했다. 삼중 작용을 하는 약물이라 개발 성공 시 체중 감량 효능은 물론 심혈관·신장 질환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기대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 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HM15275)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7일 밝혔다. 임상 1상에서는 건강한 성인과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HM15275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한다.
한미약품 측은 “HM15275를 최단기간 내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며 “대사성 질환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속도감 있게 임상 개발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HM15275는 현재 임상 3상 개발이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GLP-1 단일제)의 혁신을 이어나갈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로 여기고 있다.
HM15275는 장에서 분비되는 혈당과 식욕 조절 호르몬인 인크레틴 치료 약물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lucagon, 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돼 있으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을 원활하게 한다. GIP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약리학적 이점을 향상하는 한편,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이 작용제의 일반적인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 글루카곤은 포만감 조절과 함께 에너지 소비·지질 대사 조절에도 관여한다.
이 세 가지 약리작용을 적절히 활용하면 비만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심혈관질환에 대한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HM15275에 대한 4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비만 모델에서 체중감량 효능에 대한 HM15275의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잠재력과 그 작용 기전을 규명한 결과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만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진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 모델에서 HM15275의 차별화된 치료 효능을 입증한 결과를 발표한다.
최인영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은 “HM15275에는 한미가 인크레틴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를 지속하면서 축적한 연구 지식과 노하우들이 집약돼 있다”며 “비만 영역에서 치료 효과를 혁신적으로 높인 차세대 신약 개발을 완수할 수 있도록 연구에 더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