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기간 동안 서울 부동산 시장에 불었던 훈풍이 경기까지 퍼졌다. 2월 부동산 거래량이 한 달 만에 5400건 넘게 늘어나면서다. 거래량이 늘어난 만큼 가격도 회복세다. 특히 공급이 집중돼 ‘마이너스 프리미엄(P)’이 붙었던 광명의 집값이 상당폭 올랐다.

28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경기도의 부동산 거래량은 이날 기준 2만596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1월 1만5126건에 비해 5460건이 급증했다. 이중 대부분이 아파트 거래량 증가분이다. 아파트 거래량만 보면 같은 기간 6271건에서 9728건으로 3457건 늘었다. 그외 다세대·연립이 1216건에서 1891건, 단독·다가구가 270건에서 508건으로 증가했다.

경기 과천시 부림동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의 모습./방재혁 기자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를 주요 시별로 보면 ▲수원시 569→871건 ▲용인시 600→979건 ▲안양시 325→505건 ▲화성시 462→721건 ▲고양시 435→659건 등이다.

이는 서울에서 살아난 매수심리가 바로 옆 경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2일 잠삼대청(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지정돼 있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뒤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3389건에 머물렀다 2월 6103건으로 급증했다. 서울시는 토허제를 해제한 지 한 달 남짓 지난 지난 19일 강남3구와 용산구를 대상으로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했다.

경기도의 아파트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과천시(0.55%)는 별양·중앙동 위주로, 성남 분당구(0.16%)는 야탑·정자동의 상대적 저평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수원(0.07%), 화성(0.05%)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한 때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었던 광명의 아파트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광명은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1만 가구에 육박하는 데다, 고분양가 논란까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마피’가 발생했지만,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광명2구역을 재개발한 ‘트리우스 광명’은 이달 10일 전용 84㎡가 11억6290만원(29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총 3344가구의 대단지로,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둔 ‘광명 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 전용 84㎡도 지난달 15일 12억6735만원(3층) 거래돼 최고가를 썼다.

경기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것으로 손꼽히는 과천에서도 대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2020년 3월 준공된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23억8000만원(10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과천위버필스’ 전용 84㎡도 지난달 22일 22억8500만원에 신고가를 냈다. 과천위버필드는 2021년 1월 준공한 2128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시장에서는 과천·성남 등을 중심으로 서울시의 토허제 확대 재지정의 ‘풍선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갭투자’를 통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층은 현재 강남3구, 용산구 등 수익성이 높은 곳의 갭투자가 차단된 만큼 대체지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경기도의 2월 거래량을 보면 서울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봄철 전세가 상승과 이사철이 맞물린 데다 과천, 분당 등 일부 지역은 서울 토허제와 관련한 풍선효과가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