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건설불황에 대형건설업체들도 살 길을 찾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주택사업은 ‘선택과 집중’이 대세로 굳어졌고, 신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조직개편’에도 나서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인프라 구축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은 올 초에 신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사업부를 ▲U&I사업부(건축·토목) ▲주택개발사업부 ▲하이테크사업부 ▲에너지솔루션사업부 ▲신성장사업부 등 5개 부문으로 개편한 것이다. 이중 신성장사업부는 기존에 ‘본부’ 규모였던 것을 한 단계 격상했다. 에너지솔루션사업부 내에는 전력·신재생·원전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수소 발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주택시장에서 우량한 사업지를 선점하기 위해 소규모 조직개편을 했다. 오는 6월로 예정된 압구정2구역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근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했다. 2023년 1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것을 정식 조직으로 만들었다.
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축소시키기로 했다. 리모델링 영업팀은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 추진실 1·2팀에 흡수됐다.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수주를 지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식 조직이 해체된 만큼 수주는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로 공사비가 오른 영향이다. 재건축·재개발은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공사비가 상승할 경우 추가 분담금을 줄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말 입찰기술실을 신설했다. 주택, 플랜트 등 각 부문의 영업조직을 합한 것이다. DL이앤씨는 2023년부터 플랜트 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해 왔다.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 영업을 맡는 팀이 기존에는 영업입찰팀 1개였지만, 사업분야‧업무별로 영업팀을 분담한 것이다. 현재는 ▲플랜트영업팀 ▲플랜트입찰팀 ▲플랜트견적팀 ▲원자력·SMR사업팀 ▲2차전지 TF팀 등 총 5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스마트기술 개발과 운영을 전담할 ‘스마트건설기술연구팀’, 노후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확대를 대비한 ‘환경수처리팀’ 등을 신설했다. 모두 신사업 확대를 위한 조치다. 또 베트남 현지 법인인 DECV법인 조직을 정비해 현지 시공·개발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호황기에 각 건설사마다 주택사업 관련 조직이 확대됐다”면서 “한동안 주택사업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내부에서는 활발하게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