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카니발 같이 전장(전체 길이)이 긴 차량을 로봇으로 주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엠피시스템(MPSystem) 밖에 없죠. 퀄리티(Quality‧질)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오후 3시(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난 아비람 시타칼린(Abhiram Sitakalin‧40) 파크플러스(Parkplus)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이나 중국의 다른 기업들의 로봇 주차 시스템은 정해진 규격의 차량만 주차장에 입고할 수 있다”며 엠피시스템의 로봇 주차 시스템을 고객사들에게 배급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엠피시스템은 삼표그룹과 로봇 주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셈페르엠이 합작법인으로 만든 에스피앤모빌리티(SP&Mobility)의 로봇 주차 시스템이다.

시타칼린 대표의 가문은 1993년 자동주차 시스템의 공인 유통‧배급 기업인 ‘인터 오토 프로세스(Inter Auto Process‧파크플러스의 전신)’를 설립해 이탈리아,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주차 시스템을 배급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시타칼린 대표는 태국의 땅값이 급등하는 상황을 보고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 주차 배급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확신했다. 이에 로봇 주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물색해 에스피앤모빌리티와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제 갓 40살이 된 시타칼린 대표는 푸른색 파크플러스 작업복을 입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태국 방콕 지상철(BTS) 프롬퐁(Phrom phong)역 인근 수쿰빗 로드(Sukhumvit Road)에 접하고 있는 ‘힐튼 방콕 그랜드 아속’호텔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비람 시타칼린(Abhiram Sitakalin‧40) 파크플러스(Parkplus) 최고경영자(CEO)가 6일 태국 방콕 ‘힐튼 방콕 그랜드 아속’호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 = 삼표그룹 제공

-태국 주차장 시장에서 로봇 주차 시스템이 성장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사람들의 선택권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땅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운전자가 직접 주차하는 자주식 주차장을 만들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로봇 주차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태국에는 모든 건물이 면적 120㎡ 당 1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는 법이 있다. 어떤 주차 시스템을 도입하든 이 규정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이런 주차공간을 확보하려 자주식 주차장을 만들려면 너무 많은 땅이 필요하고 지가(地價)가 높은 도심 내에서는 결국 공간 효율성이 더 높은 로봇 주차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공간 효율성이 왜 중요한가.

“예를 들어 주차장을 위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면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거나 혹은 땅을 지하로 더 파야 한다. 결국, 건물을 짓는 비용이 늘어나고 그만큼 주거지를 사거나, 또는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비용이 비싸진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로봇 주차를 활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 집값이 내려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정된 공간을 더 잘 활용해야 사람들의 삶의 질도 올라간다.”

-일반 자주식 주차장보다 로봇주차가 더 비싼 시스템인데.

“당연히 더 비싸다. 그러나 로봇주차를 도입해 확보할 수 있는 공간, 이 공간에서 절약되는 금액까지 비교하면 오히려 더 큰 금액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요즘 태국의 콘도에는 농구장이나 가라오케 등의 시설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로봇주차 시스템을 활용해 공간을 줄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간을 확보해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도 로봇 주차 시스템이 있다. 엠피시스템의 강점이 있다면.

“제일 중요하고 특별한 강점은 입고할 수 있는 차량의 크기가 크다는 점이다. 중국이나 한국의 다른 경쟁사들의 로봇 주차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장(전체 길이)이 5300㎜(5.3m)이하 차량밖에 입고하지 못하는데 엠피시스템은 5400㎜까지 입고할 수 있다. 주차 차실을 늘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큰 차를 더 많이 수용하는 것은 기술력이다. 이런 면에서 전장이 긴 차량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엠피시스템의 기술력이 다른 경쟁사를 압도한다."

-전장이 긴 차량을 입고할 수 있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

“예를 들어 고급 차량일수록 전장이 길다. 고가의 주거용 건물이나 호텔에는 전장이 긴 차량이 많이 주차한다. 페라리 같은 슈퍼카를 쉽게 입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또 파타야 같은 관광지는 카니발처럼 대형 차량이 많이 운행된다. 로봇 주차시스템이 카니발을 수용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 이런 면에서 강점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