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한 달째 분양을 마치지 못하고 예비당첨자들을 모아 분양 의사를 묻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30%가량 미분양이 남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분양가가 인근 지역보다 높다는 논란이 분양성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노원구 화랑로45길 145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8개 동, 총 3032가구로 조성된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사업비 4조5000억원을 들여 옛 성북역(현 광운대역) 철도 물류기지 부지에 공동주택, 레지던스, 상업시설, 휴게공간 등을 짓는 개발 사업이다. 시행부터 시공까지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이 맡아 조합원 분양이 없고 레지던스와 공공임대를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만 1856가구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예비입주자 추첨 행사를 노원구 마들로1길 45에 있는 견본주택에서 실시하고 있다. 예비입주자 추첨은 청약에 당첨된 후 부적격자로 당첨이 취소됐거나 스스로 계약을 포기하는 등 분양되지 않은 물량에 대해 예비 당첨인들을 대상으로 계약 여부를 묻는 행사다.
공고문에 따르면 지난 21일 특별공급 물량 중 59, 72A, 74A, 74OA, 91A, 91OA, 84OA, 84OB, 84OC, 84OD, 84A, 84B 등이 미분양됐다. 타입 중 74OA, 91OA, 84OA 등 발코니가 밖으로 돌출돼 있는 오픈 발코니형 타입의 미분양이 많았다.
또 21일에는 일반분양 물량 중 120A, 120OA, 120OB, 143P 등 15개 타입에 대해 예비입주자 추첨이 이뤄졌고 23일에는 84A, 84OA, 84OB, 84B 등 6개 타입에 대한 예비입주자 추첨이 진행됐다. 24일에도 105A, 105OA 등 10개 타입에 대한 예비입주자 추첨이 진행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어느 정도의 분양 계약이 이뤄졌고 남은 분양 물량이 얼마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0~30% 가량의 미분양 물량이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양가가 인근 지역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는 논란이 분양 초기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가를 보면 전용면적 59㎡는 9억400만~10억3800만원, 전용면적 72㎡는 10억7900만~11억6500만원으로 소형 평형도 10억원 안팎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또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는 12억8100만~14억1400만원으로 분양가가 정해졌고 대형 평형은 분양가가 20억원을 넘었다. 이는 노원구의 사상 최대 분양가 기록이다.
지난 7월 성북구 장위동에서 분양된 장위6재개발구역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의 분양가(최고 12억1100만원‧84㎡)와 견줘도 2억원 가까이 비싸다.
전문가들은 높은 분양가격 등이 미분양 발생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설계 면에서도 입지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 가격 면에서 장점을 찾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인근 구축 아파트 매매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높은 분양가가 (미분양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중대형 공급이 많고 남향이 아닌 북서 또는 북동쪽으로 트여있거나 주상복합의 특성 때문에 앞 단지에 막혀 종일 해가 들어오지 않는 동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부분이 미분양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도 “노원구는 대형 평형보다는 84㎡ 이하의 중소형 평형이 인기가 많은 곳인데 너무 대형 평형 물량이 많았던 것도 분양자 입장에선 부담이 된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서울원 아이파크가 20~30%가량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망한다. 또 강북 지역의 대단지인 만큼 인근 다른 지역 분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