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친환경 모듈러(modular) 주택사업 육성에 적극 나선다. 모듈러 주택이란 기둥·슬래브(판 형태의 구조물)·보(수평으로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재) 등 주요 구조물 제작과 건축 마감을 공장에서 미리 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지는 집이다. 공장에서 먼저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만 하기 때문에 폐기물 발생이 적고 재활용도 가능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친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ESG경영 확산 분위기를 고려해 모듈러 주택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하고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현장 작업이 최소화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안전사고 위험이 적고, 현장 소음·분진도 줄어 민원방지에도 효과적이다.
공사기간도 동일 평형 기준으로 철골 콘크리트구조 대비 40~60% 단축된다. 현장에서는 자재절단 등의 작업이 없기 때문에 시공과정에서도 폐기물 발생이 거의 없고 철거할 때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이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분석결과 CO2 배출이 30%이상 감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이 모듈러 주택 사업을 눈여겨본 것은 약 10년 전이다. 포스코그룹은 2003년 신기초등학교 부속동 건축을 하면서 모듈러 공법을 적용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국내외 취재진을 위한 숙소도 모듈러 주택 공법을 활용해 지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 주택은 올림픽이 끝난 후 포스코 그룹의 휴양지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꾸준히 시공 사례를 쌓고 있다. 백령도 공공실버주택, 인천 그린빌딩 교육연구시설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12층 규모의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도 모듈러 건축공법으로 건립했다. 포스코A&C와 함께 준공한 ‘기가타운’ 프로젝트다. 이 기숙사는 지하2층 지상 12층으로 구성된 500실 규모로 지어졌다. 최고 높이는 46.7m로 현존하는 국내 모듈러 건물 중 가장 높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기가타운 A동(200실)은 모듈러 공법, B동(298실)은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 공법을 채택하여 공기와 원가 경쟁력, 주거 성능, 탄소배출량 등을 비교 검층한 최초의 프로젝트”라고 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여수 화태-백야 연륙연도교 건설 현장’에도 20개동의 직원숙소를 모듈러 하우스로 건립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은 포스코A&C와 함께 친환경 모듈러 숙소의 표준화 모델을 개발했다. 3년 이상으로 거주해야 하는 현장 숙소의 특징을 반영해 바닥온수 난방시스템을 적용하고, 벽체와 지붕은 글라스울 패널을 사용해 주택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또 다음 현장으로 이동이 용이하도록 모듈의 무게를 줄였고, 6면 전체 외장 마감하여 현장 상황에 따라 여러 동을 붙여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한동 단독으로도 기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숙소에 입주한 현장 직원 김종택씨는 “공사현장 특성상 오지 등에서 근무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지만, 보다 쾌적한 숙소가 제공되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 업무 몰입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했다. 최근에는 ‘제3연륙교 2공구 건설 현장’에도 18개동의 직원숙소를 모듈러 하우스로 건립하면서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기술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모듈러 하우스의 외부는 포스코 칼라강판 사용으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 내부는 일반 아파트와 동일하게 석고보드에 도배로 마감돼 거부감이 없다. 특히 포스코 강건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할 뿐 아니라 빌딩정보모델링(BIM), 3차원(3D) 스캐너 등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강도가 뛰어나고 무게는 줄인 포스코의 고급강 ‘POSMAC’ 적용으로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하우스는 생산가격과 시간을 단축해 필요한 지역에 대규모의 주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서 “수도권 주택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모듈러 건축 모델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