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무려 7년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 급등과 ‘전세의 월세화’가 나타나자, 월세도 동반 급등해 임대수익률이 상승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5월 27일 오피스텔 신축을 위해 이화여대 일대의 저층 상가건물이 허물어지고 있다. /김송이 기자

1일 KB부동산 월간 통계에 따르면, 3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31%로 전달(4.30%) 대비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4년 8월 5.61%에서 9월 5.62%에서 오른 뒤, 이후 매달 하락하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엔 4.30%까지 수익률이 떨어졌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이 상승 전환한 것은 약 7년 6개월 만이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는 2018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상승기에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아파트 매매·전월세 시장과 통상 별개로 움직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2018년 1월 77만4000원에서 2020년 6월 77만원으로 0.51% 하락했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줄곧 올랐는데, 오피스텔 월세는 공급 과잉으로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2020년 7월 77만7000원에서 지난 2월 78만3000원으로 0.77%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65만9000원에서 68만8000원으로 4.40%, 인천은 54만2000원에서 55만9000원으로 3.14% 상승했다. 전셋값이 급등하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오피스텔 임차시장에서도 나타났고,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 월세를 올린 영향이다.

아울러 집값 급등으로 세입자들이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며 수요도 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는 총 6만385건으로 전년도(4만8768건)보다 23.78% 늘었다. 이는 국토부가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말엔 오피스텔 바닥 난방이 가능한 면적이 전용 85㎡에서 120㎡까지 넓어지며, 오피스텔은 소형아파트를 대체할 상품으로 임차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경기와 인천의 오피스텔 수익률도 올 들어 상승세다. 경기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 들어 4.69%(1월)→4.72%(2월)→4.75%(3월)로 상승세를 보였다. 인천 오피스텔 수익률도 올 들어 5.51%(1월)→5.52%(2월)→5.55%(3월)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오피스텔 수익률 상승은 일시적 현상일까 장기적으로 이어질까.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 상품은 원래 저금리 기조에서 각광받아야 하는데, 공급 과잉으로 인해 최근 3~4년 수익률이 쭉 내리기만 했다”면서 “작년부턴 초과 공급 이슈가 해결되며 수익률 하락폭이 낮아졌고, 최근 오피스텔이 주택의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어 앞으로도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에서 도시형생활주택과 다세대주택과 같은 오피스텔 대체 경쟁상품이 늘고 있다”면서 “만약 새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한다면, 경쟁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이 많아지며 오피스텔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상승 추세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수요자들은 역세권 입지와 수급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