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12주 연속 둔화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북·도봉구가 1년 7개월만에 하락 전환했고, 경기도 시흥시, 성남시 수정구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도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30일 발표한 ‘12월 넷째주(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올랐다. 상승 폭은 1주 전(0.07%)보다 0.02%포인트(p) 작아졌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10월 첫째주에 0.28%를 기록한 후 10월 둘째주부터 12주째 둔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셋째주(24일)부터 이듬해 1월 둘째주(9일 기준)까지 12주 연속 상승률이 둔화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수도권은 0.04%, 지방은 0.05%를 기록했다. 각각 0.03%p, 0.02%p 줄어든 수치다. 서울은 0.04%를 기록하면서 1주 만에 상승 폭이 0.01%p 작아졌다. 지난 주(0.05%)에 이어 3주째 0.1%를 밑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0.1% 미만을 기록한 것은 올해 5월 10일 0.0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중 14개구의 상승폭이 축소됐고, 강북구(-0.02%)과 도봉구(-0.01%)는 하락전환했다. 도봉구와 강북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1년 7개월만이다. 관악구(0.00%)는 3주째, 금천구(0.00%)는 2주째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강북 지역에서는 재건축·리모델링 호재가 있거나 저평가된 단지는 상승률이 커졌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상승폭이 작아졌다. 강남 지역은 서초구(0.08%)와 강남구(0.07%), 송파구(0.05%) 등은 올랐으나 양천구(0.04%)는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상승폭이 작아졌다.
인천과 경기도에서도 상승세가 둔화했다.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인천이 0.09%, 경기는 0.04%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0.01%p, 0.03%p씩 작아졌다. 인천은 8개구 중 4개구, 경기는 45개 시군구 가운데 33곳의 상승 폭이 축소했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0.04%), 성남시 수정구(-0.02%) 등 시군구 4곳이 하락 전환됐다. 시흥시는 배곧·정왕동 위주로 매수세 감소하고 매물 누적이 지속됐으며, 성남 수정구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하락 전환됐다.
지방도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5대광역시는 광주(0.12%), 울산(0.04%), 부산(0.03%)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집값이 올랐지만, 대전(0.00%)은 보합으로 전환했고 대구(-0.04%)는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세종이 0.63% 떨어지면서 전주(-0.57%)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대구는 7주, 세종은 23주 연속 하락세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0.05% 오르면서 전주(0.06%)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수도권은 0.03%, 지방은 0.07%로 각각 0.02%p, 0.01%p씩 하락했다. 서울은 성북구(-0.01%)의 하락세가 2주째 지속됐고, 상승세를 멈춘 노원구(0.00%), 금천구(0.00%)를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축소하며 0.04%로 집계됐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04%, 0.03%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 중 의왕(-0.16%), 과천(-0.06%)이 하락 전환했고, 안양(-0.08%)과 의정부(-0.14%)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은 울산이 0.13%로 가장 높았고, 대전은 0.03%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 대구와 세종은 각각 -0.02%, -0.39%로 하락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