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5일 경기지사 때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 갈등에 대해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할 것이다. 동네에서 물고 뜯는걸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선형공원에서 현장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조 시장이 징계를 받은 것에 불만을 표했는데 당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2018년 경기지사로 취임한 후 조 시장과 갈등을 빚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 후보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하천·계곡 정비사업이다. 조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8년 청학천 계곡 등을 살펴보고 불법 시설 철거에 나섰다. 경기도는 2019년 여름부터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경기도가 이 후보의 하천·계곡 정비가 ‘전국 최초’라며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게 조 시장 측 주장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3일과 5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에서 남양주의 하천·계곡 정비사업을 도지사 재직시절 치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조 시장은 지난해 7월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표절’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저에게 이 사업을 누가 ‘최초’로 했는지는 중요치 않지만 우리 시 성과를 도지사 치적으로 둔갑시켜 버리는 경기도 행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 하루 뒤인 지난해 7월 7일,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시장 당직을 정지하는 징계를 결정했다. 검찰이 같은 해 6월 4일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에 관여한 혐의(업무 방해)로 조 시장을 불구속기소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조 시장은 “민주당 내 일부 그룹에 의해 자행된 폭거이자 정치탄압”이라고 했다.
2020년 11월 조 시장은 “경기도가 (남양주시에) 보복성 감사를 한다”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기도는 그해 남양주시에 대해 총 11차례 크고 작은 감사를 벌였다. 경기도와 남양주는 맞고발한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도가 특별조정교부금 지급 대상에서 남양주시를 제외하기도 했다. ‘도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남양주시는 약 7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경기도의 월권 행위’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17일 감사를 거부하고 방해했다는 이유로 남양주에 ‘기관경고’를 하고, 부시장 등 공무원 16명에게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4월 경기도가 종합감사에 따른 사전 조사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위법 사항을 특정하지 않은 자치 사무에 대해 의도적으로 자료를 반복해 요구한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조 시장은 지난해 9월 18일 경기도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입장문에서 “남양주시는 경기도의 무차별적 감사 과정에서 공무원에 대한 사찰과 인권침해를 경험했다”며 “이는 직권 한계를 심각하게 남용한 것으로, 당사자인 경기지사와 경기도 감사관 등에 대해 수원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남양주시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한 즉석 연설에서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고, 약속을 지켜왔고, 앞으로 우리의 꿈을 실현해 줄 진정한 경제대통령, 평화대통령 후보, 통합 대통령 후보가 누굽니까”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또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뒤쳐지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국민들께 우리의 진정성이 아직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끊임 없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설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