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5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는 이준석 대표에 “제발 나가 달라”며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 본청 당 대표실을 나서 차에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전날 국민의힘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작성한 글이 올라왔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은 국회에서 근무하는 직원 등으로부터 익명으로 글을 투고 받아 대신 게시해주는 페이지다. 작성자는 해당 페이지를 통해 ‘직원 인증’을 마쳤다.

작성자는 “준석아, 형은 너랑 몇 살 차이 안 나는 경력 겨우 10년 정도 되는 한낱 보좌진이다. 그래도 너보다 국회에도 오래 있었고, 사회 생활도 많이 해봤으니 꼰대처럼 한마디만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 한낱 보좌진들도 말 한마디 한마디 뱉을 때마다 밖에서 행동 하나하나 할 때마다 당에 피해가 가진 않을지, 의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지, 나 때문에 동료들이 힘들지는 않을지 많은 생각들을 한다”며 “여느 회사원들도 비슷할 것이다. 나 하나 때문에 조직 구성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대세를 위해선 내가 희생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더구나 생계도 걸려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겠지”라고 했다.

작성자는 “그게 바로 사회 생활이다. 남자들은 군대에서도 뼈저리게 겪었을 일이기도 하다”며 “아무튼 당신이 권력쟁탈전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을 때 필드에서 뛰고 있는 우리 당 소속 보좌진들과 캠프에 많은 인력들, 그리고 각 지역에서 대선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많은 분들은 무슨 생각하고 있을지는 생각해봤나”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나아가 “지금 실무자들 분위기는 좌절과 허탈감에 빠져 무기력해. 그래도 맡은 일은 다 하고 있어. 말 그대로 우리가 개같이 일하는 동안 너는 우리 면전에 총질을 하고 있는 거야”라며 “자리의 무거움이라는 게 있어.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승진을 할 때마다 그 책임에 대한 중압감을 느끼는 거야. 그런데 공당의 리더라는 사람의 입은 무거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깃털보다 가벼운 현실에 치가 떨릴 지경이야”라고 비난했다.

작성자는 “보좌진들도 마찬가지야. 후보가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민감한 자료 만지면서 내부 총질하는 사람 본 적 있니? 어떻게든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 힘내고 있는데 넌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니 준석아”라고 물었다.

이어 “남들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기어 올라올 동안, 어린 나이부터 권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왔더니 뽕 맞은 것처럼 취해 있는 것이냐”면서 “밑바닥 고통을 모르는 네가 무슨 2030 청년을 대변하는가. 내 눈에는 자극적인 이슈에 편승해서 편 가르기 하는 실력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구성원이 100명인데 99명이 너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 넌 그 조직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그렇다면 네가 (당을) 떠나야지. 어린아이처럼 생떼나 부리고 무슨 짓인가. 원성이 들리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의 승패를 떠나서 지금 행동이 정말 혐오스럽다. 가벼운 입에 수많은 보좌진들의 앞으로의 생계를 걸지는 말자”며 이 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