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1992년 당시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던 대학 친구의 권유로 첫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주식투자 경험을 공개했다. 과거 ‘작전주’에 투자했던 일을 털어놓았고, ‘단타’ 매매에 그치지 않고 리스크가 큰 선물·옵션에도 손을 댔다고 했다. 또 투자자들을 향해서는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 등 정치 테마주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영상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식을 샀을 때가 28세 때인 1992년이라고 했다. 그는 “증권회사 근무하는 대학 친구 권유로 주식을 샀다가 대박(났다). 나는 몰랐는데 작전주였다”고 했다.
그는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친구가) 부탁해서 사줬던 거라 몰랐는데 작전주식이었다. 얼마 넣었는지는 비밀이지만 꽤 많이 (넣었다)”며 “아침에 조간신문을 펼칠 때마다 상방 화살표를 보게 됐다. 어느 순간 너무 많이 올라 겁이 났다”고 했다.
이어 “1만원 중반대에 샀는데 3만원 중반을 넘어가길래 일단 제가 가진 걸 다 팔아버리고 친구한테 전화해서 빨리 팔라고 했다”며 “친구가 안 된다는데도 거의 싸우다시피 해서 팔았다. 내가 팔고 나니까 쭉 떨어지더니 제자리로 돌아가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난 모르고 작전에 투입된 자원이었는데 내가 고집을 부려서 나만 덕봤다”며 “아마도 내가 파니까 그 사람들이 ‘배신이다’ 싶어서 다 팔아버린 것 같다. 전선이 무너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에 패널 중 한 명이 웃으며 “주가 조작이 공소시효가 어떻게 되나”라고 묻자 이 후보는 “고의가 없어서 무죄”라고 답했다.
이 때의 경험으로 ‘근로 의욕’이 없어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갑자기 일하기 싫어지더라. 주식 잘 골라서 사니까 2~3배 남는 건 일도 아닌데. 일을 진짜 안하고 그 다음부터는 매일 주식만 보고 경제지도 다 구독해서 봤다”며 “돈 빌려서 전부 했는데 하루 종일 단타만 하게 되더라. 결국 단타도 성에 안차서 선물, 콜옵션, 풋옵션 매도까지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친 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재산이 주식으로 12억원에서 15억원까지 올라갔다. 제가 13억원을 가지고 있다가 공직자가 돼 주식백지신탁 결정 나서 도지사 된 후에 전부 팔았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안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고 신고해야 한다.
그는 “결국 그때 집을 한 채 사고 싹 정리했다. 2억원 전세보증금 가지고 1억5000만원 빌려서 집을 3억6000만원에 샀다. 그 집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라고 했다. 패널이 “그거 20억원 되지 않았나”라고 하자, 이 후보는 “어떻게 알았냐”라며 웃었다.
이 후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전용면적 164.25㎡(약 49.7평, 공급면적 58평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992년 완공된 아파트로, 1998년 6월 이 후보가 매입했다. 2018년 11월 아내 김혜경씨와 공동명의로 변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5월 1일 실거래가는 9억원이었다. 4년6개월간 153% 올랐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3법이 통과된 직후 곧바로 3억원 뛰었다.
이 후보는 과거 주식 투자와 관련해 “(종목은) 100% 제가 골랐다. 기업 분석서도 다 읽고 주식 교과서도 엄청나게 많이 봤다”며 “요즘은 정치적 판단, 정무적 감각을 위해서 보는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주식하면 안 된다, 패가망신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테마주와 관련해서는 “절대 사지 마라. 나하고 아무 관계 없다”며 “종목이 뭔지는 알고는 있는데 그 인연들도 기가 차더라”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5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로는 “한반도라고 하는 지정학적 요소와 불투명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 불투명성’에 대해선 “소위 ‘개미핧기’에게 당하지 않을까. 저도 그 피해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가 조작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