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데도 호주를 국빈 방문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야권 비판에 청와대는 “외교 폄훼”라고 반박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총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부부와 함께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곧 1만명을 넘어설 태세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의료체계가 더이상 버틸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자기 자신까지 속이고 있다”며 “그러니 태연하게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SNS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올리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 SNS에는 관광지에서 찍은 셀카가 아니라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꿋꿋하게 버티는 국민의 영웅적 이야기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의 본질은 선전”이라고 주장했다. “선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과장된 것으로 만들고, 그 과장은 때로는 선전을 하는 사람들까지 속인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이 그렇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윤 후보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참모가 바로 ‘쇼’와 ‘자화자찬’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며 “국민을 속이는 선전으로 가장 유명한 독일의 괴벨스는 ‘인민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는 더 큰 거짓말에 속는다, ‘거짓말도 자꾸 반복하면 믿게 된다’는 말도 했다”고 적었다.

윤 후보는 현재 국내 코로나 상황에 대해 “고통받는 국민보다는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는 대통령의 나쁜 정치가 최악의 상황을 불렀다”며 “온통 지지율에만 신경쓰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에게 아부하며 부추기는 참모들의 정부, 국민들에게는 재앙”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호주를 방문했다. 13일 수도 캔버라에서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데이비드 헐리 호주 연방총독 부부가 주최한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이튿날인 14일 시드니로 이동해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했다. 저녁에는 모리슨 총리 부부와 친교 만찬을 했다. 이어 시드니 성 메리 성당에서 열린 조명 점등식에 참석하고, 교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호주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에 "지구 남반구,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를 방문한 것은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과 방산 협력을 위해서입니다. 탄소중립 기술을 나누고 수소 협력, 우주 개발도 함께할 것입니다"고 썼다. /페이스북 캡쳐

탁현민 비서관은 페이스북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시드니 셀카를 비판한 야당을 향해 “외교 결례”라면서 “상대국 정상의 호의와 친근함의 표현을 대통령 비난의 소재를 활용하는 사악함…”이라고 썼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호주에 외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말에 “다 공개되는 대통령 일정 중에 외유한 게 있냐”고 물었다. 이어 “방산 계약,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는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온 외교를 폄훼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자부심과 국익마저도 폄훼하는 게 아닌가, 섭섭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총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총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총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스콧 모리슨 총리 부부가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성 메리 성당에서 열린 조명 점등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스콧 모리슨 총리 부부가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성 메리 성당에서 열린 조명 점등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스콧 모리슨 총리 부부가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성 메리 성당에서 열린 조명 점등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시드니 성 메리 성당에서 열린 조명 점등식에 참석, 교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