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6·3 조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듯 비가 오는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렸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하빌딩 4층에서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가 입장하는 순간 지지자들은 ‘홍준표’를 연호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본회의 일정에도 김대식 의원과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강대식, 김위상, 김상훈, 김정재, 구자근, 박성민, 박덕흠, 백종헌, 유상범, 윤영석, 이인선, 이철규, 인요한, 조승환, 추경호, 조배숙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17명이 찾았다. 이인제 전 의원, 이순삼 여사는 물론, 홍 전 시장 지지를 공개 선언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홍 전 시장은 “오직 국민의 심판과 주권자인 유권자의 선택만이 비리와 불법의 범죄자를 확실하게 단죄할 수 있다”며 “이번 대선은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의 양자택일 선거”라고 했다.
이어 “홍준표 정권의 미래는 자유와 번영의 선진대국이 될 것”이라며 “비양심과 패륜으로 얼룩진 나라, 청년이 짊어져야 할 빚 투성이 나라,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 이것이 이재명 정권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탄핵 반대파였다”면서 “계엄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탄핵으로 내쫓는 건 옳지 않다. 스스로 물러날 기회를 주자는 거였다. 이제는 ‘찬탄(탄핵 찬성)‘ ’반탄(탄핵 반대)’을 넘어 대선 승리를 향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개헌으로 6공을 넘어 제7공화국을 힘차게 열어야 한다”며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대통령 직속으로 개헌추진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또 “규제 혁파를 통해 선진국 문턱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면서 ‘민관 경제 부흥 5개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국회에 상원을 두어 규제 입법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두바이처럼 규제 없는 ‘한국판 두바이 특구’를 만들고, 기업이 신기술이나 신산업에 진출할 땐 정부의 승인 없이 먼저 진출한 뒤 사후 승인 받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사회 정의를 세우기 위해 흉악범 사형을 집행하고 권력형 비리, 조직범죄, 마약 등 중대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학 입시 전형이 수천가지가 난무하는 것을 거론하며, 이를 수능과 정시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했다. 수능 2번을 보도록 하고, 그 중 잘 된 점수로 대학을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홍 전 시장은 출마 선언에 앞서 국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대선 출마를 알렸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홍 전 시장과 만나 “그간 시원시원한 ‘홍카콜라’ 발언으로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줬다”며 “강하면서도 유능하고 감동을 주고 때로는 예리하고 날카로운 보수의 언어를 국민들이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홍 전 시장에 “5선 의원을 역임하며 국회의원으로 생활하는 동안 300명 의원 중 ‘원톱’이 아니었나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순발력도 그렇고 정치를 보는 혜안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아주 뛰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홍 전 시장의 이번 대권 가도의 가세로 우리 당의 대권 흥행이 더욱더 살아나고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유동규 전 위원장은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올라 “이재명이 당선되면 꽃게 밥이 된다. 살려 달라”면서 “이재명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홍준표가 나오는 거다. 이재명의 꼼수를 물리치고 범법자를 능히 맞설 후보는 홍준표밖에 없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