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1일 여야가 합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연금개혁안에 대해 “국회가 미래세대를 학대하고 착취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세대는 5~6년 더 내고 인상된 연금을 받아 가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간 아이들은 50~60년 후에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연금을 위해 이번에 인상된 요율을 평생 감당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0일 ‘보험료율(내는 돈) 13%·소득대체율(받는 돈) 43%’의 국민연금 모수개혁(연금 전체 구조 대신 연금에 적용하는 숫자를 조정하는 개혁)에 전격 합의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연금개혁이 단행됐다.

이 의원은 “우리가 먹을 저녁 밥상 메뉴를 왜 당신들이 정하는 거냐”며 “회식 메뉴 맘대로 골라보라 해놓고 삼겹살이 좋다고 정해진 답을 강요하는 직장 꼰대 상사의 행태 그대로”라고 했다. 이어 “4%포인트(p) 더 내고 3%p 더 받고, 연금고갈 시점을 9년 더 늦추고 하는 식의 숫자 놀음이 근시안적인 것은 차치하고, 왜 그것을 가장 많이 누리고 가장 적게 부담할 당신들 마음대로 정했냐”고 따졌다.

또 ‘모처럼 정치권이 칭찬받을 일을 했다’고 평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사회적 공감 능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향해서도 “보험료를 올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타협했다”고 비판하면서, “야합의 사전적 정의이고 교과서에 남을 용례”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이렇게 연금고갈 시점만 늘려놓으면 우리 정치권 성격상 앞으로 20년은 구조개혁은 건드려 보지도 않은 채 유유자적하면서 싸움박질이나 계속할 것”이라며 “이러다 한 10년쯤 후 또 다시 모수조정을 할 것이고 급기야 언젠가는 줄 돈이 없다며 파산 선고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졸속 합의 및 답정너식 연금 야합에 결코 동참할 수 없다”며 “그래서 개혁신당 3명 의원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앞으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졸속 야합을 무위로 돌리고 개혁신당이 줄곧 제시해 온 구조개혁이 근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제안하는 신·구연금 분리안, 세대별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 등이 도입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번 연금 개혁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직을 경험하고 있지만 경제 부처의 수장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전문적인 의견을 내야 될 것”이라며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