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에 사전통보 없이 진입하는 사례가 계속되자 국방부가 20일 주한러시아 국방무관인 니콜라이 마르첸코 공군 대령을 초치해 항의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공 침범은 없었다. 러시아 군용기는 이날 수차례 KADIZ에 진입했고, 한국군의 통신에도 대응하지 않은 채 영공 외곽 약 20㎞까지 비행했다. 공군은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총 8회에 걸쳐 KADIZ에 진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방부는 이날 오후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국방무관을 불러 엄중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러시아 국방무관 초치는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공 수호를 위해 KADIZ에서 주변국 항공기 활도엥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러시아 군용기 9기가 KADIZ에 진입했을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 측과) 교신한 결과 훈련 목적이며 영공 침범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우리 군 교신도 받지 않으며 영공에 근접해 비행하자 국방부가 무관 초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용기의 계속되는 KADIZ 진입은 훈련 목적으로 보인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인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