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4·2 재보궐 선거에 구로구청장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자당 구청장의 중도 사퇴로 선거를 치르게 된 만큼,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반면 자당 단체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거제시장 재선거에는 후보를 낸다. 거제는 보수진영 텃밭으로,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던 지역이다.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 /구로구 제공

국민의힘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전임 구로구청장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책임지는 정치를 하겠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인 문헌일 전 구로구청장은 지난해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주식 170억 원어치를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에 반발해 사퇴했다.

‘문 엔지니어링’을 운영하는 문 전 구청장은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2심에서 연달아 패소하자, 지난해 10월 구청장직을 그만뒀다. 2022년 7월 취임한 지 2년 만이다.

당내에선 재산을 지키려 임기 도중 사직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한동훈 대표도 문 전 구청장 사태에 대해 “공직을 부업으로 여기는 사람이 국민의힘에서는 없어야 한다”면서 “(공천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했었다.

구로구는 서울에서도 진보진영이 강세인 곳이다.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이인영(구로갑)·윤건영(구로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청장 역시 민선 3·4·8기를 제외하고 전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었다. 사실상 험지에서 ‘선거 귀책 정당’이 후보를 낼 경우, 승산이 낮을 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호 서울시당 공관위원장은 “민심청취, 당원 의견수렴 등을 거쳐 결정을 내렸다”면서 “당원, 시민과 함께 서울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장인홍 전 서울시의원을 구로구청장 후보로 확정했다. 또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로 변광용 전 거세시장을 공천했다. 이 지역은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전 시장이 불법 금품 제공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아 치르게 됐다. 국민의힘은 총 6명의 예비후보 간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