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책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토론 과정을 담은 ‘녹서(그린페이퍼)’를 만들기로 했다. 민주당은 녹서를 홍보하는 유튜브 채널을 따로 개설했고, 조만간 녹서 제작을 위한 전용 홈페이지도 공개할 예정이다.

새 조직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당 안팎에서는 조기 대선을 대비해 공약을 준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명 대표가 힘을 싣고 있어,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 대표의 공약을 준비하는 조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4일 정책을 다루는 새로운 조직과 관련해 최종 준비모임을 가진다. 이 조직의 공식 출범은 이르면 다음 주 내로 이뤄질 전망이다. 조직의 공식 명칭은 최종 준비모임에서 결정될 방침이다. 출범식에는 이 대표도 직접 참석한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 조직을 활용해 녹서를 제작할 예정이다. 녹서는 특정 정책과 관련된 결과를 나열하는 ‘백서(화이트페이퍼)’와 달리 의제에 대한 토론 과정을 담은 제안서이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이 지난해 민주당 워크숍에서 녹서를 소개했고,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박 의장이 직접 출연하는 ‘오피큐알(OPQR·오늘 필요한 질문 알려드림)’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녹서 제작에 착수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프로젝트의 취지와 녹서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예고 영상 4개가 공개돼 있다.

박 의장은 영상에서 “한국사회가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어떤 문제를 끌어안고 있다. 여기까지만 합의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진전”이라며 “공통된 질문을 잡아 공론화해보고, 민주당과 같이하는 거니까. 끝까지 끌어안고 입법하겠다”라고 말했다.

녹서에 들어갈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전용 홈페이지도 만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녹서에는 민주당 의원과 각 분야 전문가 외에도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담을 것”이라며 “국민이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전용 홈페이지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각’과 ‘장기 비전’이다. 이 대표는 상임위원회별로 초선의원을 지정해 프로젝트에 참여토록 했다. 기존 민주당 정책 중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취지다. 국민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을 온라인상에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해당 조직은 ‘우리가 만드는 세상(우만세)’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만세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조직의 공식 명칭은 아니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애초 2027년 대선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활동이 앞당겨졌다.

조직은 직제상 민주연구원에 소속되고, 정책통으로 꼽히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월급방위대나 민생경제회복단 같은 당내 상설·비상설특별위원회가 현안에 집중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이 대표의 장기 비전을 담은 공약을 담당한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공지를 통해 ‘우만세’라는 대선준비조직이 발족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미 당내에서는 이 명칭이 널리 통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우만세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도 이미 민주당 내에선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상당수 의원이 기존 특위들은 ‘당 대선 공약’을 만들고, 우만세는 이 대표의 ‘개인 대선 공약’을 만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시민들과 정책적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대선을 준비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