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중국의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파장에 대해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대응만 잘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이후 불안정한 국정 속에서도 의제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딥시크 여파에 따른 우리의 AI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AI 특위)는 이날 오후 ‘딥시크 여파에 따른 우리의 AI 대응전략’을 주제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챗GPT에 버금가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한 것을 두고 산업계가 술렁이자, 여당이 직접 나서 기술인력·예산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서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권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특위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공개 발언에서 “미중 간 기술패권 전쟁이 AI 분야까지 옮겨갔다”며 “우리 정부도 지난해 9월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했지만 혼란한 정국 속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반도체특별법과 첨단산업 에너지 3법도 거대 야당의 몽니에 의해 발목 잡힌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딥시크 공습은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대응만 잘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주신 고견은 당에서 잘 새겨 우리 당의 정책 입법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상훈 정책위원장은 ‘중국이 영원히 AI 분야에서 추종자로 남을 수는 없다’고 한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의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도 미국과 중국을 추종하는 추종국의 입장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딥시크 쇼크에 대해 “정말 중대한 사안”이라며 “(기술인력 등) 차이가 커져가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인력면만 해도 중국은 41만명, 미국은 20만명의 전문가가 있는데 대한민국은 2만명밖에 없다”며 “돈 투자도 미국은 2030년까지 100조원을 쏟아붓는다고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500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는데 대한민국은 2027년까지 (AI 투자가) 65조원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력이라든지 투자액에서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암담하기만 하다”며 “업계가 필요로 하는 법안을 만들고 업계가 미처 하지 못하는 중장기 R&D(연구개발)에 대해 정부에서 할 사업을 만들고 예산을 배정하는 게 국회에서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