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원톱’ 선거 지원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이해찬·김부경 등 이른바 빅샷(거물급 정치인)들이 전국 유세 현장을 지원 사격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사실상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나홀로 선거 지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적 열세다.

여기에 권역별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뽑았지만 정작 전국구 선거 지원엔 나서지 않는 모양새라 시너지 효과는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권 빅샷 3인을 혼자 상대해야 하는 한동훈 원톱 체제가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의 선거 지원이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다. 한 수도권 출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함께 현장을 띄워주면 확실히 흥행은 되지만, 그 인기몰이가 곧 우리 후보들을 찍는 표심으로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 여론조사만 봐도 너무 밀리지 않나”라며 “더구나 한 위원장 혼자 선거 지원을 다니는 건 물리적으로도 한계가 있다. 동시다발적인 지원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전날 민주당의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3인(이재명·이해찬·김부겸)은 서울·충북·경남 등을 각각 찾아다니면서 전국 유세를 펼쳤다. 이 대표가 지역 유세를 가지 못하더라도 남은 두 사람이 언제든 지원 사격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같은 시각 한 위원장은 서울에서 선대위 회의 하나만 주재했을 뿐, 전국 유세는 하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선대위 차원에서의 지원 유세는 없었다.

여기에 앞으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역별로 한 위원장의 선거지원 요청은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나홀로 민주당 빅샷 3인을 상대하는 건 역부족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혼자 모든 것을 끌어가기엔 힘에 부칠 수밖에 없고, 선대위 인적 자원들을 잘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나경원·안철수·원희룡·윤재옥 등을 뽑아놨지만 다들 본인 선거운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최소한 본인 권역 혹은 본인 지역구 인접 지역에라도 선거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대로는 민주당의 선거 지원에 밀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권역별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뽑은 상태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후보는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고,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인천권역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됐다. 마찬가지로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는 경기권역 공동선대위원장 역할을 도맡게 됐다. 하지만 이들이 수도권 선거를 위해 선거 유세를 본격적으로 나선 적은 없고, 한 위원장과 같은 시각에 다른 지역 지원 사격을 한 적도 없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야권 빅샷인 이해찬·김부겸 같은 역할을 하는 분들이 한 위원장과 함께 해주면 좋을 것 같지만 지금은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엔 나가지 않지만 당내 상징성과 경륜도 있는 정치적 어른이나 원로 등이 함께 나서줬으면 하는 게 아쉬운 지점”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동훈 원톱 체제의 선거 지원 한계론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본다. 빅샷까지 총출동해 선거 지원에 나선 야권에 밀리지 않으려면 결국 한동훈 원톱 체제에 ‘플러스 알파’가 될 지점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지만 상징성과 인지도가 있는 정치적 원로 등을 배치한 선대위 구성이 아니었다”며 “한 위원장 본인 얼굴로만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인데, 이건 물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정치 원로들을 못 믿는 게 아니라면 국민 눈높이에서 인지도와 신망 모두 높은 정치 인사를 반드시 영입해 동시 지원 사격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선대위 체제로 전환한 만큼 한 위원장의 메시지를 보다 강화할 수 있는 스피커들을 대거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