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명(親이재명)계가 양문석 후보의 막말 문제를 지적한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양 후보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매국노” “불량품” “악취에 질식하겠다” 등의 표현으로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가운데, 양 후보의 자진사퇴를 에둘러 언급한 김 위원장에 선대위를 떠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김 위원장의 ‘라임 사태 연루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까지 재거론하며 관련 글을 퍼뜨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에게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친야(親野)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9일 페이스북에 “김부겸 선대위원장이 ‘민주진영의 적(敵)언론’인 채널A에 나가 공천이 완료된 민주당 후보를 흠집 내고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이 당의 여러 결정에 불만을 품고 이의를 제기할 순 있지만, 그런 건 당내에서 논의하는 게 상식이다. 김부겸이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계속 일하는 게 적절한지 논의해야 한다”고 적었다.

황 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던 인물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친명(親이재명) 색채가 짙은 황 씨에 보은성 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과거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둔하거나 유튜브 방송에 이 대표와 함께 출연하는 등 정치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었다.

이날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과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김부겸 선대위로 민 놈 누구냐” “입 다물고 빨리 나가라” “공동선대위원장직 박탈해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부겸 라임 비리 연루 의혹 자료’라며 “공유하자”고 독려하는 글도 다수 있었다.

특히 양 후보를 지지하는 안산갑 지역 당원 대화방에선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관련 김건희 여사와 김 위원장이 나란히 특혜를 입는다는 내용의 기사도 공유됐다. 해당 건은 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가족을 겨냥해 제기한 의혹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도 특혜 대상이라는 주장이 민주당 지지자 대화방에 오른 것이다. 여기엔 “김부겸과 김건희는 한 패거리” “당 게시판에도 올리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 위원장 측은 언론에 “선대위원장 간 이견이 있다고 자진 사퇴를 고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선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후보의 더 큰 승리를 위해 읍참마속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