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명(親이재명)계가 양문석 후보의 막말 문제를 지적한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양 후보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매국노” “불량품” “악취에 질식하겠다” 등의 표현으로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가운데, 양 후보의 자진사퇴를 에둘러 언급한 김 위원장에 선대위를 떠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김 위원장의 ‘라임 사태 연루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까지 재거론하며 관련 글을 퍼뜨렸다.
친야(親野)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9일 페이스북에 “김부겸 선대위원장이 ‘민주진영의 적(敵)언론’인 채널A에 나가 공천이 완료된 민주당 후보를 흠집 내고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이 당의 여러 결정에 불만을 품고 이의를 제기할 순 있지만, 그런 건 당내에서 논의하는 게 상식이다. 김부겸이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계속 일하는 게 적절한지 논의해야 한다”고 적었다.
황 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던 인물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친명(親이재명) 색채가 짙은 황 씨에 보은성 인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과거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둔하거나 유튜브 방송에 이 대표와 함께 출연하는 등 정치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었다.
이날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과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김부겸 선대위로 민 놈 누구냐” “입 다물고 빨리 나가라” “공동선대위원장직 박탈해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부겸 라임 비리 연루 의혹 자료’라며 “공유하자”고 독려하는 글도 다수 있었다.
특히 양 후보를 지지하는 안산갑 지역 당원 대화방에선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관련 김건희 여사와 김 위원장이 나란히 특혜를 입는다는 내용의 기사도 공유됐다. 해당 건은 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가족을 겨냥해 제기한 의혹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도 특혜 대상이라는 주장이 민주당 지지자 대화방에 오른 것이다. 여기엔 “김부겸과 김건희는 한 패거리” “당 게시판에도 올리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 위원장 측은 언론에 “선대위원장 간 이견이 있다고 자진 사퇴를 고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선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후보의 더 큰 승리를 위해 읍참마속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