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일 윤석열 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반미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IRA 대응이 부실했다고 공격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국회 정무위 국무조정실·국무총리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IRA 대응에 대해 “사후약방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이 법은 거의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결국 넋 놓고 있었다는 것을 총리가 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에 날개를 달기는커녕 모래주머니를 달아준 꼴이다.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라는 국민의 질타가 있다”며 “대통령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국민이 포기했기 때문에. 공무원이라도 제대로 국정을 다스려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에 대해 “떠나기 전에 선전을 얼마나 했나. 자동차 관련해 대응하겠다. (통화) 스와프 관련해서는 환율 방어하겠다고 얘기하고 갔다”며 “그런데 이번 결과를 봤더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라고 했다.

이어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방한했을 때 그 부분(IRA) 협의도 충분히 공간이 열렸다”며 “국가 관련 시스템을 봤을 때 상당히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윤 정부를 무능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통상교섭본부장, 주미대사, 자타가 공인하는 통상전문가인데 도대체 총리는 뭘 하고 계셨냐. 이건 무관심, 무능, 무책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IRA가 기습적인 처리 법안이라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BBB 법안이 작년 9월에 발의됐고 대한민국도 포함됐다. 그 내용 속에 전기차 보조금 조항이 있었고, 그 조항이 IRA 법안에 반영됐는지 확인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전혀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변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IRA 법안이 통과된 것은 문재인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차 업계에서도 이런 법안에 대해 사전에 잘 몰랐다는 게 정설”이라며 “이런 일이 왜 생겼을까. 문 정부 5년 동안 외교 노선이 반미였다. ‘친중반미’가 문 정부 외교노선이었다. 그게 영향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빨리 미국 외교관계 정상화를 앞당겨서 중간선거가 끝난 다음에 (IRA 법안이) 보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이 짧은 환담에 그친 것에 대해 “영국 국왕 조문, 또 허리케인 국내 사정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유엔에 온 게 아니라 22일에 갑자기 와서 일정이 타이트했다”며 “(그래도) 186개국 원수급 중 윤 대통령과 세 번이나 대화했다. IRA 법안, 한미 통화 스와프를 두 분이 큰 틀에서 협의한 것을 알지 않냐. 그게 왜 외교참사냐”고 반문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야당의 비판에 대해 “(미국이) 국내 정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 측면이 있었다. 다른 나라도 대부분 저희와 인지 시점이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또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 성과에 대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나 화이자 등 7개 다국적 기업에서 11억달러 이상의 투자 승인서가 제출됐고 신고식도 개최했다”며 “미국 유엔총회 기간 동안 180여 개국이 모이는데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그 기간에 세 차례 만났다. 그렇게 한 나라가 아마 손가락 안에 드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