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에 동행한 부인 김건희 여사가 30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마라비야스 시장 내 한국 식료품점을 찾았다.

‘영부인 외교’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김 여사는 ‘패션’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는데, 이날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등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한인 식료품점을 찾아 진영인씨와 대화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보낸 알림문을 통해 김 여사가 이날 오전 스페인 왕실이 주관하는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않은 대신 33년째 마드리드에 거주하며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진영인씨를 만나 담소를 나눴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여사는 진씨 부부에게 “부모님과 같은 1세대 동포들의 노력이 한국과 스페인의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깊은 감사를 드렸다고 대변인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이날 노란색 블라우스와 하늘색 치마 차림으로 시장을 찾았다. 우크라이나의 국기는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 여사는 전날(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 이튿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셈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환담 자리에서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에 방문했던 점을 이야기하며 “홀로 가신 용기와 그 따뜻함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의지”라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한국은 우크라이나 재건과 평화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크로아티아 대통령 부인과 차담회도 할 예정이었으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국내 문제로 조기 귀국하면서 취소됐다.

지난 4월 26일(현지 시각) 열린 축구 경기에서 독일과 우크라이나 팬들이 우크라이나 국기와 배너를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