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한국은) 다음 달이 지나면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미국 ABC방송 ‘나이트라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방송에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출연했다. 지난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친 후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BTS는 지난 20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 연설에서 멤버 7명 전원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공개하며, 전세계에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BTS 멤버 진(본명 김석진)은 백신 접종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인 ‘불안감’에 대해 “백신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것에 저도 공감하고,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니 무서운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과거의 것을 두려워하면 앞으로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앞으로 발전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SDG 모멘트 연설에서 “한국은 G7(주요 7국) 정상회의에서 코백스(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에 2억달러 공여를 약속했다”며 “글로벌 백신 허브 한 축으로서 백신 보급과 지원을 늘리려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백신 후발국과 개발도상국에 선진국들이 보다 많은 백신을 지원해서, 누구나 공평하게 백신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문 대통령의 이 말을 한 뒤 한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2주가 지난 접종 완료자 비율이 43%로, 미국(55%)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는 바와 같이 한국은 방역 모범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했다”며 “빠르게 접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다음 달이 지나면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북관계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 많고 노련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며 “미북 대화가 시작되기만 하면 한반도 문제가 풀릴 수 있는 단서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도 하루 빨리 대화에 호응해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서는 “문화의 힘이 아주 위대하다. 문화가 국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K-팝, K-드라마, K-게임, BTS를 비롯해 한류 문화를 대표하는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교무대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진행을 맡은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이 유행했을 때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싸이와 함께 춤을 췄던 일을 말하며, BTS의 곡 ‘퍼미션 투 댄스’ 춤을 춰볼 수 있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들을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상체를 긁는 듯한 동작을 선보이며 BTS 멤버들에게 “이런 게 있죠”라고 물었다. 이 동작은 BTS가 ‘퍼미션 투 댄스’에서 선보이는 안무 중 하나로, ‘즐겁다’는 뜻의 국제 수화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문 대통령의 ‘퍼포먼스’에 BTS 멤버들이 수화를 활용한 다른 2개의 안무 동작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앵커인 주주 장(한국명 장현주)까지 모두 따라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