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10명 중 8명은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갈등을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갈등’에 대해 심각하다고 느낀 비율도 50%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민 77.5%가 보수-진보 간 갈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8개 갈등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지난해(82.9%)보다는 소폭 하락한 수치다. 다만 조사는 2023년 8~9월 실시돼 이후 발생한 정치적 혼란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념 갈등에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74.8%), ‘근로자와 고용주’(66.4%), ‘개발과 환경보존’(61.9%) 순으로 사회갈등 체감 비중이 높았다. 특히 ‘남성과 여성’ 간 갈등 인식은 전년(42.2%) 대비 51.7%로 크게 늘어, 항목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사회적 고립감과 관련한 지표도 악화되는 추세다. 19세 이상 인구 중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21.1%로, 전년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응답도 16.2%로 3.2%포인트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외로움을 호소한 비율이 60대 이상에서 가장 높았고, 자신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낀 비율은 40대가 가장 많았다.
삶의 만족도는 다소 개선됐다. 자기 삶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5.6%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자신의 일이 ‘가치 있다’고 여긴 응답자 비율도 76.3%로 전년보다 7.9%포인트 상승했다. 고소득층일수록 삶의 만족도는 높았고, 젊은 연령대일수록 일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는 경향도 유지됐다.
교육 부문에서는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80.0%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전 계층에서 참여율이 증가했고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9.3% 상승했다.
학제별 취학률은 초등학교(100.2%)와 고등학교(93.9%)에서 증가한 반면, 중학교(95.8%)는 소폭 하락했다.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74.9%로 전년과 같았다.
총인구는 고령화 흐름 속에 감소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총인구는 5175만명으로 이 중 0~14세는 549만명(10.6%), 15~64세는 3633만명(70.2%), 65세 이상은 994만명(19.2%)이었다. 통계청은 2072년에는 총인구가 3622만명으로 줄고, 이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7.7%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가구 수는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확대됐다. 2023년 기준 전체 가구 수는 2273만가구로 전년보다 35만가구 늘었고,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는 565만5000가구로 32만3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전체의 35.5%로 가장 높았고, 이어 2인 가구(28.8%), 3인 가구(19.1%), 4인 이상 가구(16.6%) 순이었다.
건강 관련 지표에서는 흡연율과 음주율이 모두 상승한 반면, 건강 실천 비율은 감소했다. 19세 이상 인구 기준 흡연율은 18.5%로 1.6%포인트 상승했고, 음주율은 55.1%로 1.1%포인트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8.9%, 건강한 식생활 실천율은 49.2%로 두 지표 모두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주거 지표에서는 집값 부담 지표(PIR)가 6.3배로 전년과 같았고, 주거임대료 부담률(RIR)은 15.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PIR이 8.5배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도(道) 지역은 3.7배로 가장 낮았다. 1인당 주거면적은 31.4㎡로 0.5㎡ 늘었고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3.6%로 0.3%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