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임박에 따른 경계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까지 치솟았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42분쯤 147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1467.7원 대비 2.3원 오른 수치다. 환율은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1460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국 불안이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전날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중 5명은 기각 의견을, 1명은 인용 의견을, 2명은 각하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도 불확실해졌고, 이에 따른 정국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한 경계감도 영향을 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4월 2일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외신에서는 대미(對美) 무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는 ‘더티 15′ 국가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연방 관보 고시를 통해 무역 불균형 국가로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을 거론했다.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달러도 강세로 돌아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오전 11시 16분 기준 104.29를 기록하고 있다. 103선 초반으로 내려앉았던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전문가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원화가 절상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경계감을 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