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조정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건수가 4000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관련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전년 대비 45%가량 증가했다.
23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조정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건수는 4041건이다. 2022년(2846건) 대비 42%, 2023년(3481건) 대비 16% 늘어난 셈이다.
분야별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공정거래 분야가 1795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도급거래 분야(1105건) ▲가맹사업거래 분야(584건) ▲약관 분야(457건) 순이었다. 공정거래, 약관, 하도급 분야의 접수 건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공정거래 분야의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1795건으로, 전년도(1372건) 대비 31%(423건)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접수 건수가 229건에서 333건으로 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원은 “온라인플랫폼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입점 사업자의 판매 계정을 정지 조치하거나, 정산 내역을 상세히 알려주지 않고 정산금 중 일부를 공제하고 지급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 분쟁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약관 분야는 457건으로, 전년도(339건) 대비 35% 증가했다. 온라인 광고 대행 계약 및 렌탈 계약을 한 뒤, 계약 중도 해지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액 예정 관련 약관에 대한 조정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사업거래 분야에서도 계약 중도 해지에 따른 과도한 위약금 청구 관련 행위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총 584건 중 143건(24%)에 이른다.
하도급거래 분야는 1105건으로, 전년도(1044건) 대비 6% 증가했다. 이 중 건설하도급 분야는 660건으로, 전년 대비 8%, 2년전 대비 34%로 대폭 증가했다. 조정원은 최근 건설 경기 악화 추세로 분쟁조정 접수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전체 처리 건수는 3840건으로, 전년도(3151건) 대비 22% 증가했다. 그 중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1450건으로 전년도(1278건) 대비 13%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조정성립률은 76%로, 2022년(78%)과 2023년(79%)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조정원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기 불황으로 원 사업자가 조정을 받아들일 여유가 부족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성립률을 높일 수 있도록 조정 역량을 키우겠다”고 했다.
조정원은 향후 지속적으로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조정원은 “올해도 건설 경기 악화, 디지털 경제 가속화 등으로 온라인플랫폼, 건설하도급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분쟁이 증가하고,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도 더욱 복잡·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적된 전문 조정 역량을 바탕으로 당사자 대면 조정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조정안을 제시하는 등 보다 능동적인 분쟁 조정 서비스를 제공해 중소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피해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