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이 국내 양식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어류양식 생산량은 전년 대비 소폭(2%) 증가했지만, 생산 금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주요 어종의 대규모 폐사로 출하 물량이 부족해지자, 생선값이 상승한 것이 원인이다. 이상 기온과 질병에 따른 경영 악화로 양식 어가도 19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양식어가 생산량은 8만1911톤으로, 전년(7만9810톤) 대비 2.6% 증가다. 감성돔, 가자미류, 방어류, 농어류 등의 생산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가에서 6월에서 7월 초 조기 출하한 물량이 많았다”며 “주로 고수온을 잘 견디는 어종의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양식 어가의 생산량은 소폭 증가했지만, 생산 금액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양식어가의 생산 금액은 1조2112억원으로, 전년(1조1219억원) 대비 8% 증가했다. 이는 통계청이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조피볼락, 넙치류 등 주요 양식 어종이 대규모 폐사하면서 산지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이 생산 금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조피볼락의 지난해 산지 가격은 전년 대비 7.3% 올랐고, 넙치류 산지 가격은 5.3%, 참돔 산지 가격은 5.1% 상승했다.

양식 어가 수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9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양식어가 수는 1446개로, 전년(1451개) 대비 5개 감소했다. 고수온 질병 피해로 소규모 양식 어가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휴·폐업이 증가했다. 전남 여수의 해상 가두리, 제주의 육상수조식 경영체가 줄었다.

다만 종사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양식업 종사자 수는 5354명으로, 전년(5328명) 대비 0.5%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과 양식장 관리 인력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입식 마릿수는 2억6700만마리로,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통계청은 양식어가가 고수온 피해를 우려해 조피볼락, 넙치, 가자미종의 입식을 유보했다고 분석했다. 양식어가 휴·폐업 증가도 입식 마릿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집계한 양식 마릿수는 3억3800만마리로, 2023년 말 대비 29.1% 감소했다. 모든 시도에서 양식 마릿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종별로 보면, 고수온에 약한 조피볼락의 양식 마릿수가 전년도 말 대비 48.5% 줄었다. 지난해 사료량은 53만6000톤으로, 전년 대비 1만2000톤(-2.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