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등 정치 불확실성과 경기 부진 우려로 20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458.9원에 마감했다. 환율 종가는 지난 18일(1452.9원) 이후 3거래일 연속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환율은 1458원에 개장한 후 145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오전 10시 46분쯤 1461.4원까지 올랐다. 장중 환율이 1460원을 넘긴 것은 지난 11일(1460.5원, 고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정국 불안과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부진 우려가 원화값을 떨어뜨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가 지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 상호관세율 발표를 예고하면서 대외 위험도 커졌다.

완화적으로 평가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환율 상승을 막지 못했다. FOMC는 19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0%로 유지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에도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2회로 유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그나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 폭을 제한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515억원을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전일대비 소폭(0.32%) 오른 2637.1에 거래를 마쳤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82.21원을, 원·위안 환율은 201.53원을 기록했다. 특히 원·위안 환율은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신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탄핵 지연으로 정국 불안이 지속되면서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