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식서비스 수출이 2010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팝(K-POP)과 웹툰, 게임 등 문화 콘텐츠의 세계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지식서비스란 지식 집약적이고 주로 디지털 형태로 거래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크게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전문·사업 서비스,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로 구성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현황과 나아갈 방향’에 따르면, 우리 지식서비스 수출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3.4%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7.6%에서 지난해 26.5%로 대폭 상승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 한국은행 제공

부문별로 보면, 정보·통신 서비스가 연평균 18.1%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문화·여가서비스(15.7%)와 지식재산권 사용료(12.9%), 전문사업 서비스(12.3%)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지식서비스 수출의 높은 성장세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제품을 판매하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이 빠르게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게임 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케이팝은 인기 아티스트를 꾸준히 배출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웹툰 산업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연구진은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문화 콘텐츠의 성공은 단순한 서비스 소비를 넘어 다양한 산업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식서비스 수출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 수출 성장세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수출은 2010년 이후 연평균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보다도 저조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010년 1.9%에서 2023년 1.6%로 감소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이 상품 수출을 보조하는 데 그치고 있어 글로벌 경기 변동 등 대외 요인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운송서비스와 기술·무역 서비스는 상품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다. 기타 사업 서비스도 제조기업의 국내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 거래에 의존하는 구조다.

연구진은 서비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이 제조설비와 건설 부문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지식재산권(IP)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진국의 연구개발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 역시 업종 간 융합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현행 제도에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엄격히 구분해 업종 전환 시 정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업종 간 경계를 허물어 기업들이 자유롭게 융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