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2만여쌍이 혼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인구가 많은 1991~1995년생 세대가 초혼 평균 나이인 30대 초반 나이가 된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된 혼인이 이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국제 결혼도 덩달아 늘고 있다. 특히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의 혼인 건수가 2년째 급증하는 모습을 보인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4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혼인 건수는 재작년 모처럼 반등한 이후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2년 연속 증가는 2010·2011년 이후 처음이다.
증가 폭 또한 컸다. 1년 새 15%에 이르는 혼인 증가율은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인구 규모가 많이 증가했고, 코로나에 따라 혼인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정책적으로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여러 결혼을 장려하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초혼 연령 男↓·女↑, 격차 2.3세로 역대 최소
남녀의 초혼 연령은 각각 33.9세, 31.6세였다. 남성 초혼 연령은 전년보다 0.1세 하락했는데, 이는 199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결혼하는 남성들의 나이는 내려왔는데 여성들의 나이는 올라가면서, 두 격차(2.3세) 역시 집계 이래 가장 작았다. 과거와 달리 점점 비슷한 연령끼리의 초혼이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초혼 부부 형태 중엔 ‘여자 연상, 남자 연하’인 경우가 19.9%를 차지했는데, 이 비중은 역대 최대였다. ‘남자 연상, 여자 연하’인 비중은 63.4%, ‘동갑’은 16.6%였다. 남자 연상 비중은 줄고, 여자 연상과 동갑 비중은 증가했다. ‘남자 1~2세 연상’(26%), ‘남자 3~5세 연상’(24.6%), ‘동갑’(16.6%)이 가장 흔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조(粗)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이 대전(5.6건)·세종(4.8건)·경기(4.6건) 순으로 높았다. 반면 부산·경남(3.5건)·경북(3.6건)은 낮았다. 서울은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34.3세)·여자(32.4세) 모두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 국제 결혼 3년째 증가… ‘황혼이혼’ 증가 추세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국제 결혼은 3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한국 남자+일본 여자’의 혼인이 2년 연속 40%대로 급증하고 있다.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 혼인 건수는 지난해 1176건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는데, 증가 건수와 증가율 모두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비중으로만 살펴보면,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아내 국적은 베트남(32.1%)·중국(16.7%)·태국(13.7%) 순으로 많았고, 한국 여자와 결혼한 외국인 남편 국적은 미국(28.8%)·중국(17.6%)·베트남(15%)이 많았다.
작년 이혼 건수는 9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녀가 각각 50.4세, 47.1세였다. ‘5~9년’ 살다 이혼하는 비중이 18%로 가장 많았고, 4년 이하(16.7%)가 그 뒤를 이었다. 30년 이상(16.6%)의 ‘황혼이혼’도 증가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세 번째로 큰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