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치적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총재는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lobal Engagement & Empowerment Forum)’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융합하고 조율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2025)에 참석해 기조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는 김용 전 세계은행(WB) 총재와의 대담에서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덜 발달해 경제 발전이 모든 것을 우선한 가치였다”면서 “하지만 선진국이 되면 각자 자기의 이해가 있어 조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 자살률 증가 문제를 예로 들었다. 이 총재는 “청년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교육 경쟁이 세져서 그런데, 그 문제를 풀려면 입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대학은 교육부 감시를 이유로 (입시제도 개혁을)못 한다고 하고, 교육부도 대학을 자유롭게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고령화 문제도 헬스케어가 비즈니스 상품이 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하려면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고 외국인 환자를 들여올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줘야 하는데, 자기 직업의 이익을 최고로 방어하려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잘 안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런 문제는 독재자가 나와서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 관계가 있는 많은 규제를 정치적으로 융합하고 풀어줄 수 있는 정책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정치에 좋은 인재가 가서 갈등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인이 생겨야 하며 국민들은 그런 인재를 뽑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국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사과 수입 문제를 들며 “농업 정책 역시 산업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기존에 우리가 했던 시스템이 성공적이었지만 이젠 다른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