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2%대로 올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50원대의 고환율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5.7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은 9월(1.6%)·10월(1.3%)·11월(1.5%)·12월(1.9%) 등 1%대를 기록해왔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2.6%)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다. 휘발유(9.2%), 경유(5.7%) 등 석유류가 7.3% 올라 지난해 7월(8.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다. 채소류(4.4%), 축산물(3.7%), 개인서비스(3.2%)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휘발유(9.2%), 경유(5.7%) 등 석유류 가격이 크게 뛰었으며,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6%) 등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돼지고기(8.4%), 귤(27.8%), 배추(66.8%), 무(79.5%), 김(35.4%)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배추 가격은 2022년 10월(72.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김 가격도 1987년 11월(42%) 이후 37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면, 파(-32%), 쌀(-5.9%), 감(-23.2%)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올랐다. 세부적으로는 집세 0.6%, 공공서비스 0.8%, 외식 2.9% 상승했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실손보험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3.5% 올랐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 가격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됐으나,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석유류와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가 더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112.1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3.98(2020=100)로 2.0% 올랐다. 상승 폭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확대됐다.
생활필수품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18.5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 가운데 식품은 2.7%, 비식품은 2.5% 상승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2.3% 상승률을 기록했다.
계절과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1.5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선어개는 0.9%, 신선채소는 4.4% 상승했으나, 신선과실은 2.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