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손상된 화폐 4억7500만장을 폐기했다고 3일 밝혔다. 액면가 기준으로 3조3761억원 규모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는 수량 기준으로 2023년 4억8385만장(3조8803억원)보다 1.9% 줄었다. 2022년 4억1268만장(2조6114억원)에 비해선 15% 늘었다.
화폐 종류별로는 지폐 3억7336만장(액면가 3조3643억원)과 동전 1억153만장(118억원)이 각각 폐기됐다. 지폐 중에는 1만원권이 1억 9704만장 폐기돼 전체의 5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원권(1억3380만장, 35.8%), 5만원권(2328만장, 6.2%), 5000원권(1924만장, 5.2%) 순이었다.
폐기된 화폐를 옆으로 나란히 늘어놓으면 총길이가 5만5906km로, 415km 길이의 경부고속도로를 약 67회 왕복할 수 있는 정도다. 손상 화폐를 위로 쌓으면 20만3701m가 되는데, 이는 에베레스트산(8849m)의 23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367배에 달한다.
동전 폐기량은 1억 153만장(118억원)으로, 10원화(3656만장)가 3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100원화(3562만장, 35.1%), 50원화(1507만장, 14.8%), 500원화(1429만장, 14.1%) 순이었다.
한은에 따르면 화재 등으로 지폐가 손상될 경우 남은 면적이 75% 이상이면 액면 금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남은 면적이 40% 이상 75% 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반액을 받을 수 있으며, 남은 면적이 40% 미만이면 돌려받을 수 없다. 동전의 경우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위폐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액면금액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한은 측은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 제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