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밸류업)’의 주요 대책이었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부자 감세’라는 야당 반발에 부딪혀 최종 ‘백지화’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뿐 아니라, 국민 자산 형성을 촉진하기 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확대, 기업의 고용 확대를 유인하기 위한 ‘통합고용세액공제’ 개편도 몽땅 없던 일이 됐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10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300인, 재석 266인, 찬성 178인, 반대 85인, 기권 3인으로 통과했다.

이 법안은 정부가 제출한 조특법 개정안을 수정한 법안이다. 정부안에 있던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주주 환원 촉진 세제 등 5개 제도를 뺀 게 핵심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자로 발의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18차 본회의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300인, 재석 266인, 찬성 178인, 반대 85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뉴스1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된 해당 조특법 개정안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부분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였다. 밸류업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배당 소득을 ‘저율’로 분리과세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상 배당소득·이자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으면 여타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 이를 떼어내 별도 과세해 배당소득세를 줄여주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유인이 될 것이란 기대로 정부가 추진한 것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것이 “초부자 감세의 완결판”이라고 비판하며 막판 수정안에서 이 내용을 ‘삭제’했다. 수정안에는 “금융 소득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원안의 일부 개정 사항을 삭제함으로써 조세 부담의 수직적 형평성을 제고하고, 국가의 재정이 고소득층을 위한 조세지출이 아니라, 더 어려운 국민들을 돕는 곳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라고 그 이유가 명시됐다.

수정안에서 제외된 것은 이뿐만 아니다. ISA 세제 지원 확대 방안도 무산됐다. ISA는 한 계좌로 주식·펀드·채권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이른바 ‘만능 통장’이라고도 불린다. ISA 가입 시 투자액에 따라 ‘비과세’(배당·이자소득)가 되는데, 정부는 이런 비과세와 납입 한도를 늘리고자 했었다. 그간 가입이 제한됐던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을 허용하려고 했다. 국민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었지만, 무산된 것이다.

통합고용세액공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었던 ‘임시직·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한 중소·중견기업까지 통합고용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종합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에 대한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 개정 ▲해외자원개발투자 세액공제 제도 개정 등도 최종 수정안에서 무산됐다.

정부 내부에선 ISA나 통합고용세액공제 등의 경우, 일부 여야가 합의를 마친 사안도 있었는데 ‘백지화’가 된 것에 대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한 관계자는 “(추진하려 했던 것들이) 조정이 아니라 아예 삭제해 싹 다 날아간 셈”이라며 “납득이 되지 않지만, (탄핵 정국 등 정치적 상황이 엮인 만큼)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