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심리지수가 세 달 연속 상승했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선도 넘겼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수출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오른 101.9로 집계됐다. 작년 12월(+2.3p)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석 달째 지속된 것이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선인 100선을 넘어서면서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도 더 많아졌다.

지난 2일 오후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마트 과일판매대 앞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100보다 크면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조사 결과 6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90, +1p)과 현재경기판단(70, +1p)이 올랐다. 생활형편전망(94)과 가계수입전망(100), 소비지출전망(111)은 변동이 없었다. 6개 지표 중에선 향후경기전망(80, -1p)만 내렸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2월 (소비자동향)조사 기간이 빨랐다는 점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 4회 연속 동결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CCSI에 포함되지 않은 지수 중에는 금리수준전망(100, +1p)과 가계부채전망(98, +1p), 물가수준전망(144, +1p)이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그동안 오름세를 지속하던 시중금리가 기준금리(3.5%) 밑으로 뚝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가격전망은 한 달 전과 같은 92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도 부진한 가운데,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가계저축(93)과 임금수준전망(116)도 전월보다 1p씩 내렸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 인식은 3.8%,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일컫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를 기록했다. 둘 다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