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이 올해 본예산보다 33조원가량 줄어든 367조4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국세수입 예산이 전년 본예산 대비 ‘마이너스’로 편성된 것은 지금까지 네 번째 있는 일이다. 세수 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법인세에서 초래된 만큼, 올해 주요 대기업 실적 부진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 예산을 올해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33조1000억원 감소한 367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소득·법인·교육·종합부동산세 등 일반회계가 356조2000억원, 주세·농어촌특별세 등 특별회계가 11조2000억원이다.
국세 수입 예산이 전년 본예산 대비 감소 편성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0·2020·2021년에 이어서다. 다만 올해 실제로 걷히는 세수 실적보다 부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당초 2023년 예산안에서 계획했던 만큼 세수가 들어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40조원 이상의 역대급 ‘세수 펑크’ 위기를 맞닥뜨렸다.
주요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의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된 법인세 수입은 77조6649억원으로 올해 예산(104조9969억원)보다 27조3320억원(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영향이다. 기업은 올해 실적에 따른 법인세를 내년에 납부한다.
소득세는 올해 예산(131조8632억원) 대비 6조382억원(4.6%) 감소한 125조825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등 자산 시장 불확실성 등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7조3000억원,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등에게 부과되는 종합소득세가 1조6573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임금 상승과 취업자 증가 영향으로 근로소득세는 1조4626억원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가치세는 올해 예산보다 1조7967억원(2.2%) 줄어든 81조4068억원으로 예측됐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올해 실적 전망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재부는 세수 ‘과대 추계’ 오류 논란을 일으킨 2023년 국세수입 전망치를 다음 달 초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재추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재부는 지난해 짰던 올해 국세수입 예산으로 400조4570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최근 발표한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진도율이 44.6%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가 관련 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