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아파트값이 1년 반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의 비중이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의 비중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도 지난달보다 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가운데 그간 극심했던 수출 부진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 100 상회…8개월 연속 올라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2를 기록했다. 전월(100) 대비 2포인트(p) 올랐다. 이는 지난해 5월(111)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뜻이고, 낮으면 집값이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8개월 연속 상승해 이달 100을 돌파했다. 이달 들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보다 많아진 것이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주택가격 하락폭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7월 셋째주(7월 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넷째주(0.02%)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7% 올라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주택가격전망지수 상승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황 팀장은 “집값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최근 대출금리도 다시 상승세라 지수가 계속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 2%대 물가·수출 회복 기대감에 소비자심리도 2개월째 ‘낙관적’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3.2로 전월 대비 2.5%p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올랐고 2개월 연속 100을 상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현재 경제 상황을 낙관적이라고 보는 가계가 그렇지 못한 가계보다 많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가운데 완만한 소비 회복 흐름, 수출 부진 완화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를 기록하면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그 여파로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3%로 전월 대비 0.2%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3.3%) 이후 최저치다. 황 팀장은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고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되어 있는 데다, 최근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도 있어서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흐름이 지속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