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생산자 물가가 6개월 연속 오르면서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및 곡물 상승 등 여파로 공산품·서비스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6%대를 넘어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가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04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9.9% 상승했는데, 전년 동월 비 등락률 역시 5월(9.9%)에 이어 두달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품목이 전월보다 올랐다. 우선 공산품은 전월 대비 0.7%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경유·휘발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 제품 등 품목이 올랐다. 다만 제1차 금속 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 기기 등 품목은 하락세를 보였다.
서비스는 0.2% 상승해 9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금융 및 보험 품목의 1.1% 하락이 있었으나, 음식점 및 숙박, 운송 등 나머지 품목들이 오른 영향이다.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의 경우 식재료·인건·물류 비용이 상승한 영향이 반영됐고, 운송 서비스는 미주·유럽 노선의 성수기 수송과 유류비 상승에 따른 운임비 상승 등이 맞물려 13개월 연속 오름세다.
이 밖에 농림수산품의 경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내렸으나 농산물과 수산물이 오르면서 한달 전보다 0.7% 상승을 기록했다. 5월 하락했던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LNG 등 주요 연료 가격 하락이 원가에 반영된 산업용 도시가스·전기 등이 오르며 0.2%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공급물가지수(127.75)는 전월 대비 0.8% 올라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 지수는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의 파급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생산자물가지수(국내 출하분)와 수입물가지수(수입분)를 결합해 산출하는 것이다. 국내 출하 0.5%, 수입 1.7% 상승을 기록했다. 원재료 4.2%, 중간재 0.3%. 최종재 0.6% 등 각 생산 단계별로도 전월 대비 모두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선 16%가 올랐는데, 이는 17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생산자물가지수(국내 출하분)와 수출물가지수(수출분)를 결합하는 총산출물가지수(123.28)의 경우 공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하 0.5%, 수출 1.1% 상승 등을 기록하면서다. 1년 전보다는 13.2%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24년 만에 6%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더욱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소비자물가와 약 한달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물가가 6월 이후 6%대에 있고 9월, 10월까지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6%를 훨씬 상회해 7~8% 물가가 상당 기간 고정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